美국무 "우크라전 종식에 새 해법 필요…기존 영토 분할안 실패"
러 외무와 마닐라서 회담…러는 "돈바스 완전 확보 등 기존 분할안 지지"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날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8월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을 통해 논의된 종전 방안이 현재도 유효한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당시 러시아가 '3+2 구상'이라고 부르며 제안한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분할 방안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이 제안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시도가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에도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이 방안이 지금은 오히려 수용하기 더 어려운 내용일 수 있다며, 새로운 제안과 아이디어를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루비오 장관이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지만, '3+2 구상'은 러시아가 크림반도와 도네츠크·루한스크주(돈바스 지역) 전체에 대한 지배권을 인정받고, 자포리자·헤르손주에서는 당시까지 점령한 지역만 계속 통제하는 방안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던 도네츠크주 일부 지역에서도 철수해야 한다는 조건을 포함하고 있어, 우크라이나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앵커리지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종전 구상을 논의했지만, 이를 공식 합의문으로 채택하지는 않았다. 루비오 장관도 지난달 "앵커리지에서 제안은 있었지만 합의는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러시아는 양국 정상이 당시 일정한 합의에 도달했다며, 미국에 이를 준수할 것을 요구해 왔다. 또 해당 구상은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 측이 먼저 제시한 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평화가 이뤄진다면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구상 덕분일 것"이라며 "기회가 마련되고 적절한 여건이 조성된다면 알맞은 방식으로 이 가운데 일부를 제안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러한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보다 "사람들이 더 이상 죽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며, "젊은 러시아인들이 매주 5000명씩 죽는 일이 끝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을 어리석고 무의미한 전쟁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전쟁 종식에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이를 위해 미국의 힘과 영향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 외무부는 라브로프 장관이 이날 회담에서 앵커리지 미·러 정상회담 당시 미국 측이 제시한 제안들을 계속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 발표에는 제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았지만, 루비오 장관이 언급한 '3+2 구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우크라이나전의 실제 전선 상황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과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기려는 유럽 국가들의 정책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자국에 전략적 패배를 안기기 위한 행보라며 지원 중단을 요구해 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와 함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쟁의 정치·외교적 해결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날 미·러 외교 수장 회담은 마닐라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마련됐다. 회담은 35분간 진행됐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은 전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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