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외교, 마닐라 회담…러 "우크라 무기지원 중단해야"(종합)
러 라브로프 "우크라 분쟁 정치외교적 해결 준비돼"
미 루비오 "대화 가능하게 할 새로운 여건 마련됐을 수도"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만나 우크라이나전 종전 방안 등 양국 및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언론보도문을 통해 미러 외교 수장 간 회담이 마닐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개최됐다며, 양측이 양자 관계와 국제 현안 전반에 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라브로프 장관은 실제 전선 상황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우크라이나 정권에 무기를 계속 공급하는 행위와 여전히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기려는 유럽 국가들의 전반적인 불안정 조성 정책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자국에 전략적 패배를 안기기 위한 행보라고 주장하며 지원 중단을 지속해서 요구해 왔다.
외무부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쟁의 정치·외교적 해결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지난해 8월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이 제시하고 푸틴 대통령이 동의한 제안들을 계속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앵커리지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전 종전 조건과 관련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영토 맞교환 방안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이 방어 중인 도네츠크주 일부 지역에서 철수해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전체를 확보하는 대신, 러시아군은 자국 영토로의 병합을 선언하지 않은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와 동부 하르키우주의 일부 점령지에서 철수하는 방안이다.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에서는 양국 군 대치선을 기준으로 전선을 동결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러 정상은 당시 이 같은 방안에 상당 부분 공감대를 이뤘으나, 회담 결과를 문서화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후 양국 정상 간에 합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미국에 이를 준수할 것을 요구해 왔다.
미국 국무부도 이날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미·러 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담에 앞서 루비오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해 "아마 이제는 대화를 가능하게 할 새로운 여건이 마련됐을 수 있다"며 "우리는 이 전쟁이 끝나기를 바란다. 이에 그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장관은 이날 페르시아만 정세를 비롯한 지역·국제 현안도 논의했다.
이 밖에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 간 전면적인 접촉이 재개된 것을 환영하고, 양국 의회 간 교류와 문화 분야 관계도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국제기구 활동 과정에서의 협의를 포함해 외교당국 간 접촉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담은 루비오 장관이 2025년 1월 취임한 이후 라브로프 장관과 한 네 번째 양자회담이다. 회담은 35분간 진행됐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은 전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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