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꼬리에 인화물질'…伊남부 산불 방화범 충격적 수법

이탈리아 칼라브리아 민방위청, SNS에 증거 공개

2026년 5월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피사 인근 산타 마리아 델 주디체의 파에타 산림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전국공공구호협회(ANPAS) 소속 자원봉사 소방대원들이 숲 가장자리에 물을 뿌리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산불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에서 방화범들이 고양이 꼬리에 인화 물질을 묻힌 천을 매달아 산불을 일으킨 정황이 포착됐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칼라브리아 민방위청 도메니코 코스타렐라는 전날 페이스북에 게시한 영상에서 "꼬리에 인화성 천을 묶은 고양이들이 들판에 풀려나 불을 퍼뜨렸다"는 충격적인 증거를 공개했다. 그는 또 촛불과 지연 점화 장치 등 다른 방화 흔적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국영방송 RAI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칼라브리아 폴리노 국립공원 일대 화재 진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최근 24시간 동안 160건 이상의 진화 작전을 수행했다. CNN 이탈리아 제휴사 스카이TG24에 따르면, 동물·환경보호협회는 형사 고발을 제기하고 방화범 제보자에게 1000유로의 보상금을 내걸었다.

유럽은 올해도 심각한 산불 시즌을 겪고 있다. 유럽 산림화재정보시스템(EFFIS)은 겨울철 강우로 늘어난 초목이 3년 연속 이어진 여름 폭염으로 마른 땔감이 되어 화재 위험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2026년 유럽 전체적으로는 산불 발생 건수가 예년보다 적었지만, 여전히 20년 평균을 웃돌고 있다.

고양이를 이용한 방화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6년 시칠리아에서는 마피아가 국립공원에 산불을 일으키기 위해 같은 수법을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듬해에는 나폴리 외곽 베수비오 화산 인근에서도 동일한 방식이 사용됐다. UC버클리 연구원 로렌 피어슨은 마피아가 토지 장악을 위해 방화를 저지른다는 증거가 있다고 CNN에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악용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2022년 한 농부는 반(反)마피아 위원회에 "태양광 업체가 불탄 뒤의 토지를 매입하려 접근했다"고 증언했다.

세르지오 나자로 기자는 "마피아 집단은 위장조직을 통해 위기를 악용한다. 불을 지르는 사람부터, 불탄 땅에 건축 허가를 얻는 과정까지 모두 조직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