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선선한 여름의 멸종…"몇년 내 50도 한증막 등장할 수도"
스페인 평균 기온 1960년대 이후 2도 올라…10년마다 0.3도씩↑
폭염, 기반시설·보건·경제까지 두루 영향…"위기 대응 훈련 필요"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지난달 하순 서유럽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으로 1만 4000명 이상의 초과 사망자(특정 기간 평년 수준을 웃돌아 발생한 사망자 수)가 발생한 가운데, 몇 년 내로 유럽에서 최고 기온이 50도를 넘어서는 지역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유럽의 여름은 서안 해양성·지중해성 기후로 인해 선선하고 쾌적했지만, 기후 변화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유럽에까지 미치기 시작하면서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가 일상화된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유럽에서 기록된 역대 최고 기온은 2021년 8월 11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48.8도다.
유럽의 여름철 평균 기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 기록은 금방 깨질 가능성이 크다.
스페인 기상청(AEMET)에 따르면 1960년대 이후 스페인 전역의 평균 최고 기온은 약 2도 올랐다. 10년마다 약 0.3도씩 상승한 셈이다.
AEMET 대변인 루벤 델 캄포는 "폭염 발생 빈도 강도가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앞으로 몇 년, 또는 수십 년 안에 극심한 폭염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에 (최고 기온이) 50도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의 기후학자 크리스토프 카수 또한 "유럽 대륙에서 (최고 기온) 50도 관측은 충분히 가능하다. 도달할 것인지가 아니라 언제 도달할 것인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상학자 기욤 세셰는 "지구 온난화가 매년 여름을 대재앙으로 만들지는 않지만, 한때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사건들이 발생할 가능성을 키운다"며 "(프랑스에서) 상징적인 숫자인 50도를 기록하는 것은 여전히 미래의 일이겠지만, 안타깝게도 몇 년 전 상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가까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극한 폭염은 온열 질환자를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산불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전력망 과부하와 철도 레일 변형 등 사회 기반 시설 전반에 걸쳐 구조적 손상을 일으킨다.
이처럼 폭염이 사회 전반에 끼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훈련을 실시하는 국가도 있다.
프랑스 파리시는 2023년 10월 극한 폭염 대응을 평가하기 위해 13구와 19구에서 '파리, 50도'라는 명칭의 위기 대응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훈련 이후 작성된 보고서에는 극한 기온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위험 대응 문화를 강화하고 상호부조를 촉진하는 지역 네트워크를 필히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시 역시 2027년 1분기에 최고 기온 50도 대응 방안을 시험하기 위해 유사한 훈련을 시행할 예정이다.
스페인 기후변화청장 엘레나 피타는 "우리는 더 극단적인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며 기후 변화가 불러일으킬 문제를 예측하기 위한 사전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극한 폭염이 사회 기반 시설과 사회 서비스, 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위기 대응 훈련과 지침, 폭염에 취약한 주거 형태를 관리하기 위한 적절한 도시 계획 수립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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