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아이들 현실세계서 놀아야"…단계적 SNS 제한 추진(종합)

하반기 법안 예고…회원국 입장차 조율은 과제
"알고리즘이 아이들 형성하기 전 스스로 정체성 찾을 시간 줘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2026.05.06.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김지완 기자 = 유럽연합(EU)이 어린이들의 소셜미디어(SNS) 접근을 단계적으로 제한하는 법안 도입을 예고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여름이 지난 뒤 관련 법안을 공식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전문가 보고서를 통해 연령에 따른 단계적 소셜미디어 규제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다양한 연령대에 맞는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접근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번 보고서의 연령대별 규제 방안이 "매우 설득력 있다"고 말했다.

독일 소아정신과 의사 요르크 페거트와 프랑스 공중보건학자 마리아 멜키오르가 참여한 전문가 패널은 보고서에서 3세 미만 유아에게는 스크린 노출을 전면 금지하고, 3세 이상 13세 미만의 어린이에게는 부모·보호자·교사의 감독하에 제한된 시간 동안 소셜미디어 사용을 허용하는 방식을 권고했다.

또한 13세 이상 18세 미만 청소년에 대해서는 "핵심 안전 기능"을 갖춘 소셜미디어와 기타 디지털 플랫폼에서 "점진적으로 자율성을 넓혀가는 이용 방식"을 권고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 이용을 전면 금지한 호주가 아이들이 규제를 우회하는 방법을 찾아내면서 문제가 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무조건적인 차단 대신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콘텐츠 자동 재생, 무한 스크롤, 푸시 알림 등 기능을 제한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 아이들에게는 현실 세계에서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알고리즘이 아이들을 형성하기 전에,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과 인격을 형성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셜미디어 기업들을 향해 "자사의 서비스가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제품을 개발하는 사람이 그 안전성에 책임을 진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오는 9월 정책연설에서 구체적인 제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최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는 청소년들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과 SNS 중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많은 전문가는 자극적인 알고리즘이 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해치고 우울증을 유발한다고 경고해 왔다.

다만 법안이 적용될 예정인 EU 회원국 27개국의 입장차를 조율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여러 회원국은 소셜미디어 금지 방안에 찬성하지만, 프랑스는 15세 미만, 스페인은 16세 미만 금지를 추진하는 등 기준이 제각각이다. 에스토니아처럼 규제 자체에 반대하는 회원국도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 집행위원회가 각국의 제안을 "매우 신중하게 살펴볼 것"이라며 EU가 "접근 방식을 조율하고 공동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자체적인 제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