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통령의 '실탄 포함' 권총 선물…나토 정상들 '끙끙'

각국 통관·보관 절차 고심…일부는 수령 거절하기도

페테르 마자르 헝가리 총리는 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에르도안 대통령이 준 선물"이라며 "내 이름이 새겨진 매그넘 리볼버와 탄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2026.07.09. (출처=페테르 마자르 헝가리 총리 엑스(X) 계정)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주최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에게 실탄이 포함된 권총을 선물해 화제다.

영국 가디언, 튀르키예투데이 등에 따르면 에드로안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에서 이틀 간의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각국 정상들에게 이름이 새겨진 리볼버 권총 1정과 실탄 6발이 담긴 상자를 작별 선물로 건넸다.

권총을 담은 나무 상자에는 '구무샤이-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생산된 리볼버형 권총'이라고 새겨진 명판이 부착돼 있다. 선물한 권총은 튀르키예 국영 방산기업 'MKE'가 1990년대 생산한 6연발 권총 '구무샤이 .357 매그넘'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앙카라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자신과 다른 참가국 정상들이 각자의 이름이 새겨진 리볼버 권총을 받았다며 선물 사실을 처음 언급했다.

각국 지도자의 보안팀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색 선물'을 두고 통관·이송 절차에 혼란을 겪었다.

바르트 더 베베르 벨기에 총리는 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뒤에야 자신의 수하물에 권총과 탄약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더 베베르 총리는 권총을 브뤼셀 공항 경찰에 인계한 뒤 금고에 보관 중이라고 전했다.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의 보좌관은 폴란드 라디오 RMF FM에 권총이 바르샤바 공항에서 통관을 기다리고 있으며 "첫째로 안전하고, 둘째로 선물로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장소에 보관될 것이라고 전했다.

롭 예텐 네덜란드 총리,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받은 선물은 앙카라의 자국 대사관에 남아 있다. 네덜란드는 권총을 불능화 조치할 예정이며, 스웨덴은 권총의 수입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받은 권총은 총리 관저인 키지궁전에 보관 중이다.

유럽연합(EU)의 두 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권총을 선물 받았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권총을 군사 박물관에 기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CBC 방송에 "내가 준비한 메이플 시럽 선물이 튀르키예의 선물에 조금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재 캐나다 경찰이 권총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선물 수령을 거절했다. 나토 대변인은 뤼터 총장이 선물의 취지는 감사하지만 수락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각국 정상들이 선물의 처리 방향을 고심하는 이유는 안전 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12월 야로스와프 심치크 전 폴란드 경찰청장은 우크라이나 방문 중 선물로 받은 대전차 유탄발사기를 집무실에서 실수로 발사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이 사건으로 경찰청 천장이 파손되는 피해가 있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