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하원, '주권 AI' 강조 법안 채택…데이터 자국 내 저장 의무화
공개 저작물 AI 학습 허용…'전통 도덕가치 존중'도 규제 원칙에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가 자국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관련 법률안을 채택하며 AI 주권 강화에 나섰다.
현지 독립 매체 메두자는 8일(현지시간) 러시아 하원인 '국가두마'가 자국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관한 법률안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국가두마는 7일 1차 독회에서 해당 법안을 승인한 데 이어, 8일 2차·3차 독회에서 곧바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챗GPT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러시아산 대형 기초 AI 모델을 자립도에 따라 '주권적 모델'과 '국가적 모델' 두 가지로 나눈다.
주권적 모델은 개발과 핵심 기술 기반이 모두 러시아산이어야 하는 완전 자립형 모델이다. 반면 국가적 모델은 외국산 기술을 일부 포함할 수 있다. 다만 두 모델 모두 서버를 러시아 안에 두고, 데이터도 러시아 내에 저장해야 한다.
이는 서방의 대러 제재 속에서 핵심 AI 기술과 데이터를 러시아의 통제권 안에 두면서 AI 주권을 지키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러시아 정부는 어떤 경우에 주권적 또는 국가적 AI 모델을 사용할 수 있는지, 또 어떤 모델에 정부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지 결정할 권한을 갖게 된다.
또한 법안은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자료가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상태라면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자료라도 권리자의 동의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규정했다.
아울러 하루 이용자 수가 50만 명을 넘는 소셜미디어, 언론, 온라인 장터 등 대형 플랫폼의 AI 생성 콘텐츠 표시 기능과 관련한 규정도 포함됐다. 이에 따르면 이들 플랫폼은 이용자가 AI 생성 콘텐츠를 게재할 때 "이 콘텐츠는 AI로 생성됐습니다"와 같은 표시를 붙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다만 이용자가 실제로 AI 생성 콘텐츠임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법안에는 AI 분야 규제 원칙도 명시됐다. 여기에는 기술적 독립, 인간의 권리와 자유 보장, 인간의 자유의지 존중 같은 보편적 원칙 외에 '러시아의 전통적 정신·도덕적 가치에 대한 고려와 존중' 조항도 포함됐다.
이 역시 AI 기술과 관련한 서구 문화와 가치의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규제 장치로 해석된다.
해당 법안은 상원 심의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오는 9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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