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덮친 살인더위…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서 3700여명 사망

6월 폭염, 유럽 역사상 최악 평가…사망자 대부분 고령층 집중
WHO "기후변화가 부른 재앙"…각국 보건 시스템 사실상 마비

서유럽을 중심으로 폭염이 한창이던 6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건물을 덮은 함석 지붕이 햇볕에 달궈지고 있다. 2026.06.26.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지난 6월 유럽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으로 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 3개국에서만 최소 3700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각국 보건당국은 잠정 초과 사망자 수를 공개하면서 최종 집계 시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3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초과 사망이란 특정 기간에 예상되는 사망자 수를 넘어선 추가적인 사망을 뜻한다.

지난달 20일부터 약 열흘간 이어진 폭염으로 독일과 체코 등 유럽 곳곳에서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됐고, 전력망과 보건 시스템이 한계에 부딪혔다.

피해가 가장 컸던 프랑스에서는 6월 22~28일 사이에만 초과 사망자가 2025명이 발생했다.

스테파니 리스트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사망자 수가 그 전주에 비해 29.1%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1000명 수준으로 알려졌던 초기 추산치를 두 배 뛰어넘는 수치기도 하다.

사망자는 주로 고령층에 집중됐다. 자택에서 홀로 숨지는 사망자가 급증한 것도 특징이다.

특히 수도 파리를 포함한 일드프랑스 지역에서는 사망률이 62%나 치솟았고, 자택 사망자 수도 평소보다 40%가량 증가해 사회적 고립 계층의 피해가 컸음을 보여줬다.

벨기에에서도 6월 18~29일 사이 1222명의 초과 사망이 확인됐다. 평시 대비 39% 높은 수치다. 사망자 중 절반에 가까운 530여 명이 85세 이상이었고 65세 미만 사망자도 180명에 달했다.

네덜란드에서도 약 480명의 초과 사망자가 보고됐다. 사망자 대부분은 8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네덜란드 당국은 사망 신고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어 실제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럽의 주택과 도시기반시설이 고온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폭염을 '침묵의 살인자'로 규정하며 기후변화가 초래한 재앙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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