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연 따질 때 아냐" 러, 연료난에 저등급 휘발유 연말까지 허용

우크라 드론 공격에 정유 차질 심화…황 함량 높은 '유로-2' 허가
국내 석유제품 판매 제한 이어 수출 금지·수입 확대도 검토

우크라이나의 보급로 공격으로 러시아 당국이 연료 판매를 제한한 가운데 지난달 3일(현지시간) 러시아 점령지 크림반도의 휴양 도시 옙파토리야의 한 주유소에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2026.06.0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 정부가 연료 공급난 완화를 위한 조치의 하나로 황 함량 허용치를 높인 저등급 휘발유 유통을 허용했다.

2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이날 2026년 말까지 '유로-3' 수준의 휘발유 유통을 허용하는 정부령에 서명했다.

정부령에 따르면 일정 요건을 갖춘 일부 정유공장은 황 함량이 1㎏당 150㎎ 이하인 '유로-3' 등급의 자동차용 휘발유를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

러시아 정부는 2016년부터 원칙적으로 황 함량이 1㎏당 10㎎ 이하인 '유로-5' 등급 휘발유의 생산·유통만을 허용해 왔다. 그러다 2025년 가을 연료 부족 대응 차원에서 일부 정유공장에 '유로-3' 등급 휘발유의 생산·유통을 임시 허용한 바 있다.

이번 정부령은 '유로-3' 휘발유 허용 기한을 연말까지 연장해 수급난이 심각한 연료 시장에 숨통을 틔워 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정부령은 "러시아 내 연료 공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자동차 연료 시장의 불안정을 막기 위한 예방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지 일간 코메르산트는 앞서 지난달 29일 러시아 정부가 2013년부터 금지해온 '유로-2' 등급 휘발유와 경유의 생산·유통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로-2' 연료는 황 함량이 1㎏당 500㎎까지 허용된다. 다만 아직 '유로-2' 등급 연료 허용과 관련한 공식 정부령은 발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연료 등급을 낮추는 정부 조치로 덜 정제된 휘발유까지 시장에 출시되면 연료 공급난 완화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 조치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에 러시아 내 여러 핵심 연료 생산 시설이 타격을 받으면서 발생한 공급 부족분을 완전히 메우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유해 배기가스 배출이 늘고, 저등급 연료가 최신 차량에는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러시아에선 최근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으로 정유 시설과 에너지 기반 시설 등이 가동을 멈추거나 생산량을 줄이면서 연료 공급난이 악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내 다수 지역에서는 자동차용 경유와 휘발유 판매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고, 정부는 항공유와 휘발유에 대한 전면 수출 금지에 더해 경유 수출까지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인도 등으로부터 부족한 연료를 수입하는 방안도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