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키이우 맹폭 사상자 120명 넘어…개전후 최대 공세"
민간 피해 확산…"아직 매몰자 있어 피해 늘 듯"
우크라, 동맹국에 요격미사일 긴급 지원 호소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겨냥한 러시아의 대규모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가 이틀만인 3일 오전(현지시간)까지 120명을 넘어섰다.
러시아는 1일 밤부터 2일 오전까지 장거리 드론과 순항·탄도미사일을 대거 동원해 키이우에 개전 후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공습을 가했다.
우크라이나 일간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티무르 트카첸코 키이우시 군정 책임자는 이날 "이번 공격으로 최소 30명이 숨지고 9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다만 붕괴된 건물 잔해에 매몰된 주민들이 남아 있고,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도 있어 사상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재난당국인 '국가비상사태청'(DSNS)은 "키이우 동남부 다르니츠키 지구의 다층 주거용 건물 일부가 붕괴된 현장 등 여러 피해 지역에서 수색·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1일 밤부터 수 시간 동안 장거리 드론 496대와 순항·탄도미사일 74발을 동원해 키이우를 집중 공격했다. 드론 476대와 미사일 48발은 격추·무력화했지만, 드론 12대와 미사일 25발은 시내 33개 지점을 타격해 피해를 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끔찍한 밤이었다"며 이번 공격이 2022년 개전 이후 수도에 가해진 최대 규모 공습이었다고 밝혔다. 키이우시는 3일을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러시아는 이번 공격이 군사시설만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주거용 건물과 민간 시설 곳곳에서 피해가 확인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구급차 기지와 과학연구소, 호텔, 기업 시설도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 DTEK도 이번 공격으로 키이우의 에너지 기반시설이 피해를 입어 일부 주민들이 정전을 겪었다고 전했다.
현지 온라인에는 키이우 중심가인 셰우첸코 대로의 한 건물 옥상에서 거센 불길이 치솟는 사진이 올라왔다. 목격자들은 시내 곳곳에서 창문이 깨지고 차량이 파손됐으며, 동시다발적인 폭발음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공습 당시 주민들은 지하 주차장과 인근 지하철역으로 긴급 대피했다.
키이우 지하철 당국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의 야간 공격 동안 역대 최대 규모인 5만2500명이 지하철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공습 경보가 이어지는 동안 대피소로 운영되는 시내 지하철역 46곳 모두에 시민들이 몰렸다고 당국은 전했다.
다르니츠키 지구에 사는 주민 한나 폴리슈추크는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우리가 지하 주차장에서 막 밖으로 나오는 순간 멀지 않은 곳에 탄도미사일이 떨어졌다"며 "모두가 곧바로 다시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완전한 공황 상태였다"고 말했다.
대규모 피격 사태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는 요격 미사일 부족이 피해를 키웠다며 서방에 긴급 지원을 호소했다.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2일 약 40개 우방국에 긴급 서한을 보내 이달 안에 보유중인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을 이전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일랜드 방문 일정을 중단하고 급히 귀국한 젤렌스키 대통령도 시내 피격 현장을 찾아 "우방국들이 약속한 요격 미사일을 제때 인도했더라면 더 많은 생명과 주택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원 지연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7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이 동원된 공격에 맞서려면 최소 140발의 패트리엇 미사일이 필요하다"며 이미 합의된 군사지원부터 서둘러 이행해 달라고 우방국들에 촉구했다.
서방이 지원한 미국산 패트리엇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의존하는 핵심 방공 체계다. 우크라이나는 제한된 수의 패트리엇 포대만 운용하고 있으며, 특히 요격 미사일 부족으로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고 호소해 왔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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