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폭염' 유럽서 중국산 에어컨 인기…설치 규제 우회
中 메이디그룹 '이동식 분리형 에어컨' 판매 급증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살인적 폭염이 덮친 유럽에서 까다로운 설치 장벽을 우회한 중국산 에어컨이 인기를 끌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유럽에서 중국 가전 업체 메이디그룹이 선보인 이동식 분리형 에어컨 '포타스플릿'(PortaSplit)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메이디그룹은 지난달 29일 기준 포타스플릿의 올해 주문량이 20만 대를 돌파하는 등 작년보다 2배 빠른 속도로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매해 무더위가 극심해지고 있음에도 유럽의 에어컨 보급률은 20% 수준에 불과하다. 낡은 건물이 많은 데다 건축 규제가 복잡해 에어컨 설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포타스플릿 에어컨은 실외기를 창문 지지대에 고정하는 방식이어서 일반 에어컨과 달리 벽에 구멍을 뚫는 공사가 필요 없다. 이 제품은 건물 부착물이 아닌 가구로 분류되기 때문에 유럽 주요 도시에서 시행 중인 건물 외관 변경 금지도 우회할 수 있다. 제품의 냉매 충전량은 1.99㎏으로 프랑스 파리의 규제 기준 2㎏을 살짝 밑돈다.
메이디그룹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포타스플릿을 "이동식 에어컨의 편리함과 유연성을 갖춘 동시에 고정식 에어컨에 버금가는 강력한 성능을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유럽의 폭염 심화로 메이디그룹 외에도 한국 삼성전자·LG전자, 일본 미쓰비시전기 등 유명 에어컨 브랜드를 보유한 아시아 제조업체들이 판매 호조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에어컨 브랜드 중 토종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작년 기준 메이디그룹과 하이얼, 그리전기 등 중국 기업 3사가 유럽 에어컨 시장의 32%를 점유 중이다.
이런 가운데 마로시 셰프초비치 유럽연합(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의 회담 뒤 10월까지 대중 무역 불균형, 수출 통제, 지식재산권 관련 분쟁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CNBC는 "유럽은 대중 무역 적자 축소를 원하지만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인한 중국산 에어컨 수입 급증은 무역 불균형 해소가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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