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악 폭염에 불붙은 에어컨 논쟁…佛 "美 조롱은 적반하장"
유럽 에어컨 보급률 20%, 미국은 90%…머스크 등 SNS서 '조롱'
'지구온난화 가속' 부정적 인식 많지만…"에어컨 필요" 주장도 늘어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역대급 6월 폭염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프랑스가 자국의 낮은 에어컨 보급률을 조롱하는 미국이 폭염의 원인 중 하나라고 일갈했다.
외신에 따르면, 파리시 국제관계 담당 부시장인 오드리 풀바르는 "미국 기자들과 인플루언서들에게 한마디 하겠는데 지난 며칠 동안 당신들 일부는 파리의 모든 방에 에어컨이 없다는 이유로 파리를 비판하고 조롱했다"며 "정말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국가로서 당신들은 지구 온난화와 그로 인해 우리가 프랑스에서 겪고 있는 결과에 대해 상당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제발 훈계는 그만두고 당신들의 역할부터 하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이번 달 기온이 40도를 웃돌면서 야외 활동이 취소된 데 이어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낮은 에어컨 보급률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유럽 가정 중 에어컨 보유 비율은 약 20%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의 에어컨 보급률은 약 90%에 달한다.
이에 소셜미디어 등에서 유럽의 에어컨 부족을 지적하는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결제기업 스트라이프의 패트릭 콜리슨 최고경영자(CEO)는 엑스(X)에 유럽에서 에어컨이 드문 이유에 대해 "그냥 에어컨을 설치하면 된다"는 인공지능(AI) 챗봇의 답변을 공유했고, 해당 게시글은 1900만 회의 조회수와 수천 개의 댓글을 기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콜린스의 게시글을 "대박"(banger)이라고 평가한 뒤, 싱가포르 공공기관에 에어컨 설치를 강력히 추진했던 리콴유 전 총리를 "천재"라고 치켜세웠다.
유럽에서 에어컨 보급이 낮은 데는 높은 전기 요금과 설치가 어려운 오래된 주택이 많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에어컨이 기후위기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인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좌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지난 26일 "우리는 절대로 어디에나 에어컨을 설치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면 상황만 더 악화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폭염이 심해지면서 에어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극우 정당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 의원은 전국적인 에어컨 보급을 위한 보조금 정책을 촉구했고, 에어컨에 부정적이었던 프랑스 녹색당도 이제는 일정 수준의 에어컨 도입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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