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역대급 폭염에 '에어컨 전쟁'…녹색당도 백기

"프랑스 에어컨 보급률 25%…병원·학교 설치도 드물어"
"정치권 에어컨 도입 논쟁…녹색당조차 사용 불가피성 인정"

프랑스 중동부 리옹의 한 거리에서 남성이 24일(현지시간) 선풍기를 들고 걷고 있다. 2026.6.24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프랑스의 최고 기온이 40도 가까이 치솟으며 비상이 걸렸다.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자 에어컨 구매가 폭주했고, 정치적 논쟁으로까지 불붙었다.

28일(현지시간) BBC와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는 35도 안팎의 뜨거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25일엔 최고 기온이 40.9도에 달하며 6월 기준 역대 최고기온을 새로 썼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서유럽 대부분을 며칠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으로 예상보다 약 1000명이 더 사망했다고 밝혔다.

현재 프랑스의 에어컨 보급률은 전체 가구의 25%에 불과하다. 지중해성 기후 특성상 여름에도 비교적 온난한 날씨가 이어져, 에어컨 수요가 낮았기 때문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50%, 미국과 일본은 90%에 달한다.

프랑스의 병원과 학교 역시 에어컨이 제대로 갖춰진 곳이 드물다. 이번 주 무더위로 수천 개의 학교는 문을 닫았고, 의료진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숨 막히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컨 구매가 폭주하고 있다.

아나돌루 에이전시에 따르면 슈퍼마켓 체인 카르푸의 알렉상드르 봉파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주 하루 만에 평시의 약 1000배에 달하는 최소 3만 대의 선풍기와 에어컨을 판매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 또한 지난주 냉방 가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부연했다.

역대급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극심해지자 정치권에선 에어컨 도입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프랑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은 대규모 보조금 지원을 통한 에어컨 보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후 변화 탓에 에어컨 사용에 부정적이었던 환경주의 좌파 진영인 녹색당의 기류도 바뀌었다. 마린 통들리에 녹색당 대표는 학교와 병원에 에어컨이 필요하다며 일부 에어컨 사용이 불가피함을 인정했다고 BBC는 전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