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종전안 합의두고 공방…美 "없었다" 러 "서로 동의"(종합)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 결과에 이견…양국 외교 수장 설전 이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5년 8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 기지에서 열린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한 후 활주로 연단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8.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미국과 러시아 외교수장이 지난해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뒤늦게 공방을 벌였다. 미국 측이 당시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과 관련한 최종 합의는 없었다고 밝히자 러시아 측이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지난해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한 최종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바레인에서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협상과 관련한 상황을 설명하며 "알래스카에서는 (여러) 제안들이 있었지만 합의는 없었다. 합의가 있었다면 전쟁은 이미 끝났을 것"이라며 "알래스카에서 있었던 것은 합의가 아니라 해결 접근법에 관한 제안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종 종식을 보장하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 "양측(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을 한자리에 모으고 위기를 끝내는 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도 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 중재 노력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일부 관측에도 불구하고 중재를 계속할 의사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26일 루비오 장관이 앵커리지 미러 정상회담 결과를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한 쪽인 미국이 위기 해결과 접근 방식에 관한 제안을 내놓았고 다른 쪽(러시아)이 그 제안에 동의했다면, 합의가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그다지 세련된 표현은 아닌 것 같다"며 루비오를 에둘러 비난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알래스카 회담 며칠 전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가 모스크바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전달했다고도 상기시켰다.

이어 앵커리지에서 푸틴 대통령이 위트코프를 향해 해당 제안들을 항목별로 열거하며 각 항목에 대해 자신이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는지 물었고 위트코프는 모든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설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루비오 장관의 입장이 모순적이라고도 지적했다. 그가 한편으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기 때문에 중재자가 될 수 없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미국이 (우크라전 종전에) 건설적 역할을 하고 양측을 하나로 모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란 주장이었다.

이에 앞서 이번주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이 지난해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 합의를 무시하고 또다시 러시아 측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내 전투를 중단하고 협상으로 넘어가는 방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었다"면서 "그런데 지금 (미국은 다시) 우리에게 '아직 잘 안되고 있으니 다시 한번 뭔가를 양보하라'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알래스카에서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 우리는 단지 전투를 중단하고 나머지 모든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서 해결하기 시작하는 방법에 대해 합의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15일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만나 우크라이나전 종전과 양국 협력 문제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이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전 종전 방안에 큰 틀의 합의를 본 두 정상은 이후 구체적 휴전 조건을 두고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관련국들과 협상을 이어갔으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영토 획정,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 문제 등에 걸려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미·러·우크라 간 3자 협상은 지난 2월 말까지 세 차례 열린 뒤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수행 및 종전 협상에 집중하면서 계속 연기돼 왔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