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우크라 전쟁 비판' 야당 거물에 징역 7년 때린 러 법원
민간인 학살 언급에 '허위사실 유포' 혐의…"난 여전히 전쟁 반대"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러시아의 야당 부대표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올린 혐의로 징역 7년 형을 선고받았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모스크바 법원은 이날 러시아군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한 혐의로 야당 야블로코의 부대표 막심 크루글로프(39)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크루글로프는 지난해 10월 소셜미디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한 게시물 2개가 문제가 돼 체포다.
게시물 중 하나는 파괴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사진과 함께 전쟁 사망자에 대한 유엔 자료를 언급한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2022년 3월 키이우 인근 소도시 부차에서 일어난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사건을 규탄하는 것이었다.
독립 매체 미디아조나에 따르면 크루글로프는 최후진술에서 게시물이 '정치적 증오'에서 비롯됐다는 검찰의 주장을 반박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정치적 반대 의견이 증오와 동의어가 돼버린 셈"이라며 "침묵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조사가 필요하다. 이 모든 일이 허위 정보 유포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반문했다.
크루글로프는 자신이 여전히 전쟁에 반대하며, 러시아가 "이웃 국가들이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존중하는 나라,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이 가능한 나라"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니콜라이 리바코프 야블로코 대표는 법원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고를 부당한 정치 탄압으로 규탄하며, 유권자들에게 이번 총선에서 반전 세력에 투표해 줄 것을 호소했다.
리바코프 대표는 "지금 당장 선택의 기회가 있다. 야블로코에 투표해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일에 '아니오'라고 말하거나, 다른 정당에 투표해 '계속하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루글로프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전했다.
야블로코는 소련 붕괴 이후 한때 러시아의 유력한 자유주의 정치 세력이었지만, 현재는 지방 의회에서 소수의 의석만 보유하고 있으며 연방 의회에선 2007년 이후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6월 야블로코의 지역 지부장 레프 슐로스베르크를 가택 연금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소셜미디어에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의문사한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진을 게시했다는 이유로 리바코프 대표에게 벌금을 부과했다.
러시아는 오는 9월 연방 하원(국가두마)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국영 여론조사기관 '브치옴'(Vtsiom)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야블로코 등 원외 정당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지지율은 6.3%에 불과했으며, 유권자 3분의 2 이상은 집권당 통합러시아당 등 친정부 성향의 정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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