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기록적 폭염에 닭 수십만마리 폐사…사체처리시스템 '마비'

43.8도 미친 폭염에 가축 폐사 피해…"2003년 대폭염과 맞먹어"

프랑스 동부 마콩 인근 생시르쉬르멘통의 한 양계장의 모습. 2026.06.03.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유럽연합(EU)에서 세 번째로 큰 가금류 생산국인 프랑스에서 기록적인 6월 폭염으로 가금류 수십만 마리가 폐사하는 등 농업 부문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프랑스 르피가로,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며칠 동안 프랑스 서부 지역에서는 낮 기온 40도가 넘는 극심한 폭염이 지속되면서 가금류 등 가축들의 "대규모 폐사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페이드라루아르 지역 농업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22일 이후 방데 지역, 특히 가금류 농가에서 여러 차례 대규모 폐사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 브르타뉴 지역 농업협의회도 "지난 22일부터 지역 농가 여러 곳에서 여러 건의 대규모 폐사 상황이 보고됐으며, 특히 가금류 농가에 피해가 집중됐다"고 경고했다.

방데에서 닭 4400마리를 사육하는 스테판 들라프레(60)는 "닭 절반이 더위로 죽었다. 축사 안에 있던 닭들은 물론 나무 아래에 있던 닭들도 마찬가지"라며 "42년의 경력 동안 이런 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폭염 피해를 겪은 두 지역은 프랑스 전체 가금류 사육 두수의 약 60%를 차지한다. 이들 협의회는 사체 발생량이 너무 많아 처리 서비스가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 당국이 일부 농가를 대상으로 농가 내 부지에 사체를 묻는 예외적 매립 조치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날 프랑스 가금류산업단체 안볼(ANVOL)의 얀 네델렉 대표는 폭염으로 최소 수십만 마리의 닭과 메추라기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폭염은 축산 농가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고온은 가축들의 사료 섭취량을 줄이고 물 수요를 늘리며 우유 생산량을 감소시킨다.

앙제 인근에서 젖소 약 70마리를 키우는 프레데릭 뱅상은 폭염으로 젖소들의 우유 생산량이 15~20% 감소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뱅상은 "소들이 입을 벌린 채 그곳에 서서 그저 공기를 찾으려 애쓰고 있다"며 "인간에게도 동물에게도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이날 방데 지역에서 낮 기온이 43.8도까지 치솟는 등 극심한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 기상청은 이날 72개 지역에 폭염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 2003년 8월 대폭염 당시 전년 대비 곡물 생산량이 22% 급감하고 포도주 생산량 감소, 가금류 집단 폐사가 겹치면서 연간 국내총생산이 0.3%포인트 감소한 바 있다.

이번 폭염이 2003년 당시와 맞먹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경제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