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대러 물밑 접촉' EU 의장 비판한 마크롱에 "위선" 직격
"프랑스도 모스크바에 밀사 보내…우크라는 대표단 급 문제 삼아"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측이 최근 러시아와 비공개 외교 접촉을 한 것을 두고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이 비판적 입장을 밝히자, 러시아가 이를 '위선'이라고 공격하고 나섰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연례 국제정치·세계경제 전문가 포럼인 '프리마코프 독회'에 참석해 최근 러시아를 찾은 EU 및 유럽 국가 인사들과의 접촉 사실을 소개하며 이같이 비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코스타 상임의장의 직원이 러시아 대표들과 두 차례 접촉했다는 이유로 코스타를 공개적으로 질책했다"며 "마크롱은 이것이 용납될 수 없고, (유럽 국가들) 모두가 함께 모여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이어 마크롱 대통령의 이같은 반응은 "위선"이라면서 "마크롱 대통령 본인도 (모스크바에) 밀사를 보냈고, (영국) 런던에서도 마찬가지로 밀사들이 왔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와 영국도 앞서 특사를 비밀리에 모스크바로 파견해 러시아 측과 협상한 적이 있으면서 코스타 상임의장 측의 대러 접촉을 비판하는 것은 모순이란 주장이었다.
라브로프는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로) 와서 이야기하겠다는 요청을 결코 거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코스타 의장은 앞서 몇주 동안 자신의 측근이자 수석보좌관인 페드루 루르티를 모스크바로 보내 러시아와의 향후 평화 협상을 염두에 둔 물밑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지난 17일 블룸버그 통신 보도로 처음 전해지자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몇몇 EU 국가 지도자들은 18일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메르츠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현시점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를 시작할 적절한 시기가 아니며, 향후 러시아와 직접 협상해야 할 시점이 오더라도 EU 지도부가 아니라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 3개국'(E3)이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1년 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이루어진 우크라이나 측과의 직접 협상 뒷얘기도 전했다.
그는 "1년 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이 협상 구조와 형식은 다소 약하다. 대표단 수장들의 급이 낮고, 인도주의 문제만 다루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었다"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 측은 대표단 수장의 급을 상당히 높이자고 제안했으며, 어느 수준이라고까지 말할 순 없지만 높은 수준으로 격상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당시 러시아가 인도주의, 정치, 군사 문제를 각각 다루는 세 개의 실무그룹을 만들자는 제안도 했었지만 결국 협상은 이어지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라브로프가 언급한 '1년 전 협상'은 2025년 5~7월 이스탄불에서 열렸던 세 차례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직접 협상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 협상에서 러시아 대표단은 푸틴 대통령 보좌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전 문화부 장관이,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이후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이 각각 이끌었다.
당시 양측은 포로 교환과 시신 송환 등 인도주의 문제에서는 일부 합의를 이뤘지만, 종전과 관련한 큰 틀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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