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美, 우크라 협상 중재자 역할 이탈…대러 압박 가세"(종합)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 합의도 잊어"
우크라 지원 기류 비판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의 객관적 중재자 역할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3일(현지 시각) 주장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외무부 산하 외교아카데미가 주최한 우크라이나 문제 관련 '외국 대사단 초청 원탁회의'에서 "미국이 객관적 중재자 역할을 주장하던 입장에서 멀어지고 있으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 압박을 강화하는 것과 같은 노선을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앵커리지(2025년 알래스카 앵커리지 미·러 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했던 말, 즉 우크라이나에는 몇 년짜리 휴전이 아니라 장기적 평화가 필요하며, 알래스카 회담이 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발언도 이미 잊힌 상태"라고 꼬집었다.
미국이 중재 역할에 관심을 잃고 유럽이 취하고 있는 대러 제재 강화 노선에 동조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금 우리는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전)의 목표 달성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는 서방의 모든 접근과, 서방이 정직한 중재자일 것이라는 모든 기대가 이미 오래전에 실패했다는 점에 근거한 것"이라고 했다.
서방의 중재를 통한 우크라이나 사태의 외교적 해결이 어려워진 만큼 러시아는 2022년 시작한 특별군사작전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저지 및 중립화와 같은 당초 전쟁 목표를 달성할 것이란 설명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그러면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언제든, 협상이 중단된 바로 그 지점에서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주제와 관련해 발언할 때마다 정치·외교적 해결을 명확히 선호한다고 강조한다"면서 "이 해결의 조건들이 거의 1년 전 알래스카에서 논의되고 합의됐다"고 상기시켰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8월 15일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만나 우크라이나전 종전과 양국 협력 문제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이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전 종전 방안에 큰 틀의 합의를 본 양국 정상은 이후 구체적 휴전 조건을 두고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관련국들과 협상을 이어갔으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영토 획정, 평화유지군 파병 문제 등에 걸려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미·러·우크라 간 3자 협상은 지난 2월 말까지 세 차례 열린 후,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수행 및 종전 협상에 집중하면서 계속 연기돼 왔다.
그러다 이달 중순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각서(MOU)에 합의해 이란전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 재시동을 걸 것이란 기대가 높아져 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초 백악관에 복귀한 뒤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패배할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지금은 생각을 바꿨다고 밝혔다.
2025년 앵커리지 미·러 정상회담 이후 유럽 정상들이 워싱턴을 찾아 트럼프를 설득하고, 지난 16~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자신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 상황을 상세히 설명한 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긍정적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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