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트럼프, 우크라 패전 예상했지만 지금은 생각 바꿔"
"나를 포함한 유럽 정상들 설득이 입장 변화 이끌어" 주장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초 백악관에 복귀한 뒤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패배할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지금은 생각을 바꿨다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독립 매체 '메두자'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월 백악관에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트럼프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28일) 젤렌스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와의 백악관 오벌오피스 회동은 모든 것이 좋지 않게 흘러갔고, 이후 트럼프와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우크라이나가 아직 점령당하지 않은 영토까지도 러시아에 넘기는 방식의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취임 직후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워싱턴 정상회담이나 뒤이어 같은 해 8월 15일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까지도 모든 것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진행됐다는 설명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앵커리지 정상회담 이후 유럽 정상들이 워싱턴을 찾아 트럼프를 설득하려 했다면서, 당시 유럽 정상들은 트럼프에게 러시아 측의 제안대로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내주는 방식의 종전 합의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만류했다는 것이다.
이어 "그 뒤로 (우리는) 엄청난 길을 지나왔으며, 그 길은 무엇보다 우크라이나인들의 승리의 길이었다"면서, "트럼프는 사람들이 그에게 했던 말, 즉 '우크라이나가 무너질 것이고, 겨울을 넘기지 못할 것이다'는 등의 말이 사실이 아님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6~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자신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대해 설명한 것이 주효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G7 정상회의 주최국 정상인 마크롱 대통령은 치밀한 연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여 예상을 뛰어넘는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G7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 11세기부터 내려오는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페체르스카 라브라(동굴 수도원) 내 우스펜스키 대성당 지붕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불길에 휩싸인 사진을 트럼프에게 보여줬다.
G7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트럼프가 (이 사진에) 진심으로 감동 받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가 우크라이나 지지 공동선언에 동참키로 결심을 굳힌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트럼프가 선호하는 이분법적 관점에 따라 우크라이나를 승리자로, 러시아를 패배자로 묘사하도록 정상들의 메시지를 조율한 것도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한 유럽 외교관은 "'러시아가 전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오히려 점령지를 잃고 있으므로, 전반적으로 젤렌스키가 이기고 있다'고 (G7 만찬에 참석한 정상들이) 트럼프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모든 노력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트럼프의 생각을 바꾸는 동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폴리티코는 이번 G7 회의에서 트럼프가 다른 정상들에게 우크라이나 지원의 대가로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 작업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국제 현안에 대해 수시로 태도를 바꾸는 만큼 향후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가 이루어진 뒤에 그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관련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미지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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