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노동당 '대어' 버넘, 당권 도전 발판…스타머 '바람 앞의 등불'

하원 보궐선거 승리로 의회 입성…당 대표 경선 가능

앤디 버넘. 2026.06.18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영국 집권 노동당의 거물 정치인 앤디 버넘 그레이터 멘체스터 시장이 19일(현지시간) 하원 입성으로 당 대표 도전에 필요한 발판을 마련하면서 키어 스타머 총리가 바람 앞의 등불 신세에 놓였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버넘은 전날 그레이터 맨체스터의 메이커필드 선거구에서 실시된 하원의원 보궐 선거 결과 득표율 54.8%로 압승했다. 경쟁자인 영국 개혁당(UKIP)의 롭 케니언 후보는 35% 득표에 그쳤다.

버넘 당선인은 의원직 수락 연설에서 "당원들에게 이번이 변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말해 왔다"며 "이번 승리가 영국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버넘의 당 대표 경선 출마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같은 노동당 소속의 조시 사이먼스가 메이커필드 지역구에서 자진 사퇴하면서 성사됐다.

노동당은 5월 지방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UKIP에 밀려 참패했다. 이후 당 내부적으로 스타머 교체론이 대두됐고 버넘, 웨스 스트리팅 전 보건장관 등의 잠룡들이 당 대표 도전 의사를 밝혔다.

버넘은 잉글랜드 북부 그레이트 맨체스터에서 시장직을 3연임하며 '북쪽의 왕'(King of the North)이라고 불려 온 인물이지만 당 대표 경선에 참가하려면 하원의원 신분이 필요했다.

노동당 규정상 대표 교체를 위한 경선을 시작하려면 도전자가 같은 당 의원 전체의 20%(현 의석 기준 81명)로부터 지지를 모아야 한다. 버넘은 다음 주 하원의원에 정식 취임하는 대로 조기 경선 절차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당내 국정 혼란과 내부 분열을 막기 위해 스타머 총리가 경선 전 조기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2029년 차기 총선까지 당 대표이자 총리 자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버넘의 하원 입성을 축하하는 한편 "경선이 있다면 출마하겠다"며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