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풍자' 러 화가 살해 용의자 체포…"체첸 출신 가능성"

스탈린에 안긴 푸틴 그림으로 협박받은 뒤 피살…'정치적 처형' 설도

세묜 스크레페츠키가 푸틴 대통령을 풍자한그림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는 모습. 러시아 포털 '드젠루' 자료 사진 갈무리. (재판매 금지) ⓒ 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최근 폴란드에서 총격을 받아 숨진 러시아 출신 망명 화가 세묜 스크레페츠키(44)의 살해 용의자가 사건 나흘만인 18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인근에서 체포됐다고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자'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날 스크레페츠키 살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체포됐다면서 "그가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여권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체포된 인물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폴란드 경찰은 한 아파트에서 남성을 체포하는 사진을 공개했지만, 얼굴은 공개하지 않았다.

폴란드 매체 '오네트'(Onet)는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체포된 인물이 위조 문서를 사용하고 있었다"면서 "그가 체첸 출신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투스크 총리는 특수기관들이 범행 배후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정치인들의 풍자화로 유명한 스크레페츠키는 지난 15일 벨라루스 국경에서 가까운 폴란드 도시 비아와포들라스카의 한 주차장에서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총격범은 스크레페츠키에게 다가가 가까운 거리에서 여러 차례 총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당초 벨라루스 국적자 2명을 체포했다. 이들 중에는 총격범들을 바르샤바에서 비아와포들라스카로 태워 온 택시기사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이후 이들은 살해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모두 석방됐다.

스크레페츠키는 푸틴 대통령과 그의 충복인 체첸 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와 같은 정치인은 물론 교도소서 복역 중 의문사한 알렉세이 나발니 등의 러시아 야권 인사들까지 조롱하는 풍자화를 그려 유명해졌다.

그는 정치적 박해를 우려해 2021년 가족과 함께 러시아를 떠나 폴란드로 이주했다.

스크레페츠키는 지난 12일 독일 베를린의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옛 소련 독재자 스탈린의 품에 안긴 푸틴 대통령의 모습을 기독교 성상화 양식으로 풍자적으로 그린 그림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여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사망 몇 시간 전에는 베를린 시위 이후 자신이 받은 부정적 댓글들을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했는데, 그중에는 협박성 글도 포함돼 있었다.

한편 폴란드 민영 방송 'RMF FM'은 총격 사건 직후 스크레페츠키 살해를 '정치적 처형'이라고 보도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