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 맹공에 러 연료난 악화…53개 지역 소매판매 제한"
BBC 방송 등 보도…"한번에 20~50리터 이하로만 주유"
"러 정유시설 맹폭에 5월 휘발유 생산량 전년보다 22% 감소"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집중 공격 여파로 연료 부족 문제를 겪는 러시아 지역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본토 여러 지역과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등에선 연료 판매 제한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더벨'(The Bell)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개인 차량에 대한 연료 판매 제한 조치는 이미 러시아 본토 53개 지역과 우크라이나에서 점령한 크림반도 및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지역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러시아 18개 지역에서는 휘발유 판매량을 1회당 50L 이하나 차량 연료탱크를 채울 수 있는 양으로 제한하고 있다. 1회당 판매량을 20L나 30L 이하로 제한하는 지역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11개 지역에서는 상당수 주유소에서 연료 부족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L 단위 판매량 제한 조치는 도입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의 원유 가공량은 최근 1년 새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이같은 현상은 러시아 정유공장과 석유 저장시설 등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크게 강화된 뒤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은 5월 말 우크라이나의 공격 여파로 러시아 중부 지역의 거의 모든 주요 석유산업 시설이 가동을 축소하거나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대형 석유회사 '타트네프티'는 지난 16일 전국의 자사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디젤 연료 판매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타트네프티 주요소의 실질적인 판매 제한 조치는 이미 13일부터 시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BBC 방송 러시아어판에 따르면 지난 13일 모스크바 북서부에 있는 타트네프티 주유소를 찾았던 운전자 발렌틴은 "점원이 바로 다가와 결제는 현금만 가능하고, 20L 이상은 넣어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주유소에서는 이제 자동차에만 주유해주고, 휴대용 연료통에는 기름을 넣어주지 않는다.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타트네프티 주유소에서도 휘발유 20L, 디젤 40L 제한이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부 오룔주와 로스토프주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대한 운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다른 대형 정유사 '루코일' 주요소에서는 1인당 최대 100L까지 판매하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휴대용 연료통에는 주유해 주지 않고 있다.
연료 부족 문제는 시베리아 지역으로도 번지기 시작했다. 케메로보에서는 소규모 주유소 체인 '포루스'의 한 지점이 1인당 휘발유 20L 제한을 도입했다. 톰스크에 사는 한 BBC 취재원은 세 번째 시도 끝에야 휘발유를 구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알타이주 바르나울에서는 전기톱이나 잔디깎이용 연료가 필요하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연료통에는 휘발유를 넣어주지 않고 있다.
크림반도에서는 몇 주 전부터 우크라이나군이 반도로 연료를 운송하던 유조차와 화물차를 공격한 뒤 연료 위기가 시작돼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드론의 러시아 정유 시설 공격 여파는 휘발유 생산 통계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BBC 방송은 5월 러시아 정유공장 가동율이 전년 동기보다 12% 가까이 떨어졌고, 특히 휘발유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나 감소했다.
러시아 전문가 키릴 로디오노프는 현재의 연료 시장 위기를 2023년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 통계청 공식 자료를 근거로, 올해 들어 휘발유와 디젤 소매가격 상승률이 각각 5.6%, 4.8%에 달해, 같은 기간 공식 물가상승률 3.5%를 크게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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