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방, 국방예산 부족에 항의성 사임…스타머 총리 더 궁지로
"국가 방어에 자원 투입할 능력과 의지 없어"…스타머·재무부 직격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이 키어 스타머 총리에게 국방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고 항의하며 사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힐리 장관은 11일(현지시간) 스타머 총리에게 보낸 사임 서한에서 "당신은 국가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투입할 능력이 없었고, 재무부는 이를 투입할 의지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스타머 총리는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국방비 증액을 약속하며, 늦어도 2029년에 시작되는 다음 의회 임기 내로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힐리 장관은 국방 예산이 이미 내년에 GDP 대비 2.6%에 도달하는 상황에서 스타머 총리의 계획대로라면 2030년에 겨우 2.68%로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국방 예산 증액 계획이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고, 북극 및 중동 지역에서의 군사적 존재감을 확대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힐리 장관과 동시에 사임한 알 칸스 국방부 부장관도 현재 계획이 "우리가 직면한 위협에 맞서기 위해 마련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국은 지난 2024년 국방비 규모가 독일에 추월당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중 3위에 그친다. 독일은 2030년까지 국방비를 GDP 대비 3.7%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지난 3월 영국은 키프로스에 있는 자국의 공군 기지가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았을 때 첨단 전함을 즉시 파견하지 못해 무방비 상태에 놓이기도 했다.
스타머 총리는 힐리 장관 사임에 유감을 표하는 서한을 보내고, 그 후임으로 댄 자비스 내무부 안보 담당 부장관을 임명했다.
그러나 동료 의원들과 국방 분야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아 온 힐리 장관의 사임은 지난달 지방선거 참패 이후 사임 압박에 직면한 스타머 총리에게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집권 노동당 의원의 약 4분의 1은 그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한 노동당 의원은 이번 사임이 스타머 총리에 대한 "강타"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제 스타머 총리가 몇 달 안에 물러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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