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자국군 비방하는 러시아인 재산 압류"…푸틴 법안 서명

"대러제재 촉구·나치 상징 홍보 등도 처벌 대상"…표현 자유 침해 우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6.6.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해외에 체류하는 자국민이 국익에 반하는 행정법 위반 활동을 할 경우, 이들의 러시아 내 재산을 압류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안에 서명했다고 '모스크바 타임스'가 보도했다.

지난달 말 하원 심의와 이달 3일 상원 승인을 거쳐 이날 푸틴 대통령이 최종 서명한 법률안은 오는 9월 1일 발효할 예정이다.

재산 압류가 가능한 행정법 위반 활동에는 러시아군 비방, 러시아에 대한 제재 촉구, 극단주의 성향 자료 제작 및 배포, 나치 상징 홍보, 그리고 이러한 활동에 대한 처벌로 부과된 벌금 미납 등이 포함된다.

러시아에서 '극단주의 활동'은 테러나 폭력행위뿐 아니라 반체제 활동, 금지단체 조직 및 지원, 인종·민족·종교·사회 집단에 대한 증오 선동, 분리주의 선동 등까지 포괄하는 폭넓은 개념이다.

러시아는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지도부를 '신나치주의자'라고 부르고 있으며,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우크라이나 단체들은 극단주의 나치 조직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에 체류하는 러시아인이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반대하거나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행위를 비판하는 행위,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며 대러 제재를 촉구하는 행위 등은 모두 처벌 대상이 된다.

국민의 의사 표현 자유를 심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받는 이 법안은 지난 2024년 10월 러시아 내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의회에 의해 연방 하원에 상정됐다.

해당 법안 설명자료에 따르면, 이 법은 러시아를 떠난 뒤 해외에서 러시아의 이익에 반하는 것으로 당국이 판단하는 활동을 하는 러시아인을 겨냥하고 있다.

행정법 위반자의 재산 압류는 아파트 등의 부동산뿐 아니라 은행예금에도 적용될 수 있다.

법안 발의자들은 이같은 재산 압류 조치가 러시아의 영토 보전과 헌정 질서 침해를 촉구하는 행위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국가두마(하원) 의장은 앞서 "업무나 휴가를 이유로 러시아를 떠난 국민은 언제든 아무런 장애 없이 귀국할 수 있지만, '러시아의 수호자들'(군인들)을 모욕하거나 우크라이나군에 자금을 지원한 이들은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