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재벌 아브라모비치 통해 푸틴에 회담 제안…러 거부"
공개서한 이어 '막후 채널' 가동…전쟁 장기화 속 돌파구 모색
우크라 매체 "러 측이 우크라 종전 조건 파악하려 만남 먼저 주선"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날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 올리가르히 로만 아브라모비치를 만났다고 직접 확인했다.
그는 아브라모비치에게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지역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러시아나 벨라루스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푸틴과 직접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내일부터라도 언제든 어떤 형식이든 좋다"며 푸틴과의 대화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전쟁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공개적인 외교 서한 발신과 함께 비공식 막후 채널까지 동원하며 총력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FT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먼저 아브라모비치를 키이우로 초청해 정상회담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지만, 우크라이나 국영 언론 수스필네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의 종전 조건을 파악하기 위해 만남을 먼저 주선했다고 전했다.
만남을 제의한 게 어느 쪽이었든 양측이 물밑에서 대화의 가능성을 탐색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러시아의 반응은 차가웠다. 푸틴은 지난 5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지난달 21일 키이우에 다녀온 재계 인사 한 명을 만났다"며 "그에게 젤렌스키를 만나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아브라모비치는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구단주로 유명했으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정부와의 관계로 서방의 제재를 받아 구단을 매각한 인물이다. 전쟁 초기부터 그는 포로 교환이나 흑해 곡물 협정 등을 중재하며 양국 간 비공식 소통 창구 역할을 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선 이후 러시아와 미국이 직접 대화에 나서면서 그의 역할이 줄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여전히 양측이 신뢰하는 중재자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와 아브라모비치의 이번 비공개 접촉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하기 불과 사흘 전에 이뤄졌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공개서한에 대해서도 "무례하다"고 비난하며 회담 가능성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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