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차세대 원자력 쇄빙선 건조 박차…북극항로 주도권 노린다

"현재도 8척 보유…미국은 원자력 아닌 디젤 쇄빙선 1척 보유"

러시아가 운영 중인 원자력 쇄빙선 '50 레트 포베디' ⓒ 로이터=뉴스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가 북극 선점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원자력 쇄빙선 건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원자력 쇄빙선 운영사 '아톰플로트'는 2일(현지시간) 강력한 출력을 갖춘 신형 원자력 쇄빙선 건조 프로젝트 '10510 리데르'(LEADER)의 선도선 '로시야'(Russia)가 2029년 말 함대에 인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2030년으로 예정됐던 인도 시점보다 1년 이른 것이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아톰플로트는 이날 "로시야가 2028년 3월 진수할 예정이며, 2029년 12월 인도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로시야' 는 현재 러시아 극동 연해주의 볼쇼이카멘 지역에 있는 즈베즈다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다.

길이 약 210미터, 폭 47미터 크기에 현재 러시아가 운용 중인 기존 원자력 쇄빙선의 2배나 되는 120MW 출력을 갖추게 될 '로시야'는 완공되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쇄빙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톰플로트는 "리데르급 쇄빙선은 두꺼운 다년생 해빙을 깨면서 북극 해역의 연중 항행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된 차세대 전략 쇄빙선으로 북극항로(NSR)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현재 러시아 원자력 쇄빙선단에는 8척의 원자력 쇄빙선이 포함돼 있으며, 기존 원자력 쇄빙선 건조 프로젝트 '22220'에 따른 3척이 추가로 건조되고 있다.

역시 '22220' 프로젝트에 속한 원자력 쇄빙선 '추코트카'(Chukotka)는 현재 건조 후 시험 단계에 있으며 올 12월 인도될 예정이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앞서 지난달 말 러시아가 현재 9척의 원자력 쇄빙선('추코트카' 포함)과 34척의 디젤 쇄빙선을 포함해 43척의 쇄빙선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원자력 쇄빙선을 운용하는 국가는 러시아가 유일하다.

반면 북극을 두고 러시아와 경쟁하는 미국은 노후한 디젤 쇄빙선 한 척만을 갖고 있다.

원자력 추진 쇄빙선은 디젤 엔진 쇄빙선에 비해 연료를 자주 보급할 필요가 없고 출력이 커 북극 환경에 유리하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달 29일 세계 주요국 중 러시아만이 원자력 추진 쇄빙선을 갖고 있으며, 러시아 쇄빙선 선단 없이는 본격적 북극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근년 들어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바다 얼음(해빙)이 녹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북극이 석유·가스, 희토류 등 천연자원의 보고이자 효율적인 물자 운송로로 급부상하고 있다.

북극에는 세계 미개발 원유 매장량의 약 13%(900억 배럴), 천연가스 매장량의 약 30%(347억 톤), 희토류 매장량의 약 32%(3850만 톤)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북극항로는 또 아시아와 유럽 지역을 연결하는 가장 짧은 해상 항로로 기존 수에즈 운하나 파나마 운하 통과 운송로를 대체할 수 있는 경제적인 글로벌 물류 루트로도 떠오르고 있다.

이런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 북극 지역을 둘러싸고 미국·러시아·캐나다·덴마크·노르웨이 등 '북극해 연안 5개국'과 이들 5개국에 스웨덴·핀란드·아이슬란드 3개국을 포함하는 '북극이사회' 회원국들은 물론 '북극 인접국'(Near Artic State) 지위를 주장하는 중국과 일본 등이 경제·군사적 이권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