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재정당국 "군사비 감당 어렵다" 경고…푸틴은 "감축 안돼"
"우크라전 개시후 가장 심각한 의견 대립…고유가도 도움 안돼"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 재무부와 중앙은행 관리들이 현재의 대규모 국방비 지출이 재정적자를 위험한 수준으로 확대시키고 있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경고했다고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가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관리들은 군사비 감축을 제안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국방 분야는 건드리지 말고 다른 예산 항목에서 절감 방안을 찾으라고 재무부에 지시했다.
국방부와 일부 크렘린 인사들도 국방비 감축에 반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추가 재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은 러시아의 많은 기업이 국방 계약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국방비가 축소될 경우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개시 이후 모스크바 내부에서 나타난 가장 심각한 수준의 의견 대립 신호"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정부와 가까운 복수의 소식통은 국방부의 올해 예산 부족 규모가 최대 3조 루블(약 36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6년 예산 편성 당시 러시아 정부는 전선 상황 완화를 기대했다.
예산 작성자들은 2025년 8월 알래스카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회담 이후 우크라이나 전황이 완화돼 2026년 하반기에는 군사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가정에 근거해 예산을 짰다.
그러나 평화는 찾아오지 않았고,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도 러시아의 재정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상황이 의미 있게 개선되려면 국제유가가 최소 1년 이상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아야 한다. 또 설령 그렇게 되더라도 경제 성장 둔화, 인플레이션, 금융권 문제 등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여기에 강세를 보이는 루블화 역시 수출 수익을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의 재정 상황은 이미 악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1~4월 재정적자는 연간 목표치의 약 1.5배에 해당하는 5조9000억 루블(GDP의 2.5%)에 이르렀고, 비상사태시 지출을 위한 국부펀드는 전쟁 전 대비 약 60%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러시아 경제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고,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2026년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0.4%로 낮췄다.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지난 5월 27일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재정적 여력은 무한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미 지난 2월에도 올해 예산에서 군사 분야를 제외한 모든 예산 항목의 지출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5월 말 보도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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