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車관세폭탄 위협에…EU, 대미 무역합의 이행안 마련
작년 7월 '턴베리 합의' 10개월만…의회 요구한 '선라이즈 조항'은 삭제
트럼프 리스크 감안한 '일몰·유예조항' 관철…내달 EU의회 본회의 표결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결국 10개월간 미뤄온 무역합의 이행에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의회와 각료이사회, 집행위원회 협상단은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5시간 이상의 마라톤 협상 끝에 '턴베리 무역 합의' 이행을 위한 최종 타협안을 도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7월 4일까지 합의가 이행되지 않으면 유럽산 자동차에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최후통첩에 따른 것이다.
유럽과 미국의 무역 갈등은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장에서 체결한 '상호 공정하고 균형 잡힌 무역에 관한 합의'에서 시작됐다.
당시 EU는 미국산 공산품 및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고, 미국은 대부분의 유럽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제한하기로 했다.
하지만 EU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이유로 합의 이행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EU 의회가 합의 비준을 주저한 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 리스크'였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 인수를 시도하며 EU를 위협한 사건과, 2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의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결한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미국이 합의 이후에도 유럽산 철강·알루미늄 파생 제품에 5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유지한 것은 합의 정신을 위반한 것이라는 인식이 의회 내에 팽배했다.
이에 EU 의회 내 사회민주당(S&D) 그룹을 이끄는 베른트 랑게 국제무역위원장은 강력한 안전장치를 요구하며 버텨왔다.
의회가 요구한 핵심 조건은 △미국이 먼저 관세 인하 약속을 지켜야 EU도 관세를 내리는 '선라이즈(sunrise) 조항' △협정이 2028년 3월 자동으로 만료되는 '선셋(sunset) 조항' △미국이 합의를 위반할 경우 EU가 즉각 관세 혜택을 중단하는 '유예(suspension) 조항' 등이었다.
하지만 최종 합의안에서 EU 의회는 상당 부분 양보했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선라이즈 조항'은 전면 삭제된 점이 EU의 가장 큰 패배로 평가된다.
또한 '선셋 조항'의 만료 시점은 당초 2028년 3월에서 2029년 12월 31일로 1년 9개월 연장됐다. 유예 조항 역시 자동 발동하는게 아니라 EU 집행위원회가 판단하여 발동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완화됐다.
그럼에도 의회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최종 합의문에는 2029년 말 협정이 자동 종료되는 '선셋 조항'과 EU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경우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세이프가드'가 포함됐다.
논란이 된 철강·알루미늄 관세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에 2026년 말까지 시정 기간을 주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EU가 관세 혜택을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대서양 무역을 보장할 것"이라며 환영했다. 협상을 주도한 랑게 위원장도 "포괄적인 안전망을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녹색당의 안나 카바치니 의원은 "EU를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한 합의"라고 비판했다. 합의안은 내달 15일~18일 사이 EU 의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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