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25일 AI 회칙 발표…'트럼프 앙숙' 앤트로픽 창업자 초청

"AI 살상무기화·노동권 위협에 '인간 존엄' 수호 천명"
"이란 전쟁 이어 AI 윤리 문제로 트럼프 행정부와 또다시 대립각"

지난달 23일(현지시간) 교황 레오 14세가 아프리카 4개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4.2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교황 레오 14세가 오는 25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시대의 인간 존엄성 보호를 주제로 한 회칙 '위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를 발표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바티칸 시노드 홀에서 회칙을 공개하며 AI의 무분별한 군사적 활용을 강하게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회칙은 교황이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전하는 가장 권위 있는 가르침이다. 교황의 첫 회칙은 자신의 재임 기간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청사진과도 같다.

이번 회칙의 핵심 주제는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 존엄성 보호'로 알려졌다.

교황은 최근 여러 분쟁을 거론하며 "전쟁과 신기술의 관계가 파멸의 소용돌이 속에서 비인간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경고했었다.

교황청은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살상 무기로 변질될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입장이다.

회칙의 또 다른 핵심 의제는 AI 기술 발전으로 위협받는 노동자의 권리 보호다.

이는 135년 전 산업혁명 시기 노동자의 참혹한 현실을 고발하고 권익을 옹호했던 교황 레오 13세의 회칙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의 정신을 잇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레오 14세는 AI라는 새로운 기술 혁명 앞에서 교회가 인간의 노동과 정의를 지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아울러 이 자리에는 AI 기업 '앤트로픽'의 공동 창업자 크리스 올라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교황청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간의 긴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앤트로픽이 트럼프 행정부와 AI의 군사적 이용 문제를 두고 법적 다툼까지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AI가 자율적으로 무기를 조준하거나 시민을 감시하는 데 쓰여서는 안 된다며 안전장치를 고수했고,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모든 연방 기관에 앤트로픽 기술 사용 중단을 명령하며 갈등을 빚어 왔다.

교황청이 앤트로픽의 손을 들어준 것은 AI 윤리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미국인 최초의 교황인 레오 14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대이란 전쟁을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교황이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겠다"며 평화를 촉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을 "외교에 끔찍하다"고 비난하며 갈등이 고조됐다.

한편 회칙 발표회에는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신앙교리부 장관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 등 교황청 최고위급 인사들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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