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에 무더기 보복 공격…"드론 3000대 이상 날려"(종합)

"지난 1년여 사이 최대 규모"…젤렌스키 "정당한 보복"

지난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러시아 드론 공격을 받은 민가 현장을 구조대원들이 수습하고 있다. 2026.5.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이정환 기자 = 우크라이나가 20여 명의 자국 민간인을 희생시킨 러시아의 드론 공격에 대한 응징으로 주말 사이 3000여 대의 드론을 무더기로 동원해 대규모 보복 공격을 단행했다.

17일(현지시간) 리아노브스티·AFP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주말 동안 수도 모스크바와 인근 지역을 포함한 자국 영토와 우크라이나 점령지 내에서 3124대의 우크라이나 드론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17일 밤부터 18일 오전까지도 50대의 우크라이나 드론을 추가로 격추했다면서, 벨고로드·보로네시·쿠르스크·로스토프·툴라·크림반도 등에서 요격이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17일 수도 모스크바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지난 1년여 사이 이루어진 공격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고 타스 통신은 분석했다.

수도 인근 모스크바주에서는 새벽부터 시작된 드론 공습으로 여성 1명과 남성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모스크바주 힘키 지역에서 민가에 드론이 떨어지면서 여성 1명이 숨졌고, 역시 모스크바주의 포고렐키 지역에서는 건설 중이던 주택에 드론 공격이 이루어져 2명의 남성이 사망했다고 주정부가 밝혔다.

모스크바에서는 드론이 석유·가스 정제공장 인근의 건설 현장을 타격하면서 노동자 12명이 다쳤다고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이 확인했다.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벨고로드 지역에서도 밤사이 화물차를 겨냥한 드론 공격으로 남성 1명이 사망했다고 지역 당국이 전했다.

모스크바 인근 지역 주민 콘스탄틴(39)은 "(공습) 충격이 너무 강력해서 체중이 많이 나가는 나조차 침대에서 거의 튕겨 나갈 뻔했다"며 "창문을 열어보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이날 드론 공격으로 모스크바 지역의 4개 국제공항에서는 항공기 이착륙이 제한됐으며 275편의 여객기가 지연되거나 취소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날 "모스크바 정유공장, 솔네치노고르스카야 유류 저장소, 여러 전자제품 제조업체를 최초로 타격했다"며 "전쟁이 애초 시작된 곳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공습을 두고 러시아의 지역사회 공격에 대한 "전적으로 정당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제재가 모스크바 지역에 도달했으며, 우리는 러시아인들에게 분명히 말하고 있다. 그들의 국가는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3~14일 러시아군이 1500대가 넘는 드론과 미사일을 수도 키이우와 후방 지역에 쏟아부어 최소 27명의 자국 민간인이 숨진 데 대해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며 보복 공격을 예고한 바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자국을 향해 발사된 러시아 드론 287대 중 279대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전승절을 맞아 9∼11일 3일간의 휴전을 중재했지만 휴전 기간이 끝나자마자 양측이 고강도 공격을 주고받으며 교전이 격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점령지를 확대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이에 맞서 장거리 드론으로 러시아 본토 내 에너지 시설 등 주요 목표물 공습에 나서고 있다.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하던 평화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