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총리 "미군기지 3곳 신설 논의…美의 안보 우려 감안"

"기존 방위협정 또는 다른 방식 합의 가능"

덴마크령 그린란드의 피츠버그 지역에 설치된 피투피크 우주 기지. 2023.10.04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덴마크령 그린란드 내 미군 주둔을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미국과 그린란드 당국자들이 회담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그린란드 총리가 밝혔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이날 코펜하겐에서 기자들에게 "처음부터 쟁점 중 하나는 미국 측이 우리가 지역 안보·감시 측면에서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었다"며 "이에 따라 그린란드 내 안보 강화와 군사력 증강이 논의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닐센 총리는 "현재 우리는 미국과 방위 협정을 맺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미 더 많은 기지를 두는 것이 가능하다"며 기존 방위 체계가 확장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다른 방식의 합의도 탐색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국가 또는 국제 안보 측면에서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책임을 질 준비가 돼 있다"며 "유일한 요구사항은 존중"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1951년 미국-덴마크 방위 협정을 통해 그린란드 전역에 대한 군사 접근권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그린란드 북서부에 피투피크 우주군 기지 한 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영국 BBC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최근 몇 달 동안 그린란드 남부에 미군 기지 3곳을 개설하는 방안을 두고 덴마크와 협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기지들은 '그린란드-아이슬란드-영국 갭'(GIUK 갭)으로 알려진 북대서양 해역 내 러시아와 중국의 해상 활동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들어선다.

한 소식통은 미 당국자들이 협상에서 3곳의 새로운 군사기지를 공식적인 미국 주권 영토로 지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검토 후보지 3곳 중 2곳은 과거 미군 기지가 있었던 남부 나르사르수아크와 남서부 캉에를루수아크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기 취임 후 전략적 요충지이자 광물 자원이 풍부한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올해 초에는 그린란드를 합병하기 위해 관세 부과, 무력 사용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유럽 동맹국들과의 갈등이 고조된 바 있다.

그린란드, 덴마크, 미국은 긴장 완화를 위해 고위급 외교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그린란드는 미국과 광범위한 군사·경제 협력을 할 용의가 있지만, 주권 문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어 왔다.

닐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에 대한 관심을 언급하며 "그 욕구는 사라지지 않았으며 우리는 실무 그룹에서 모종의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