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전령' 美국무, 교황 알현…"바티칸과 강한 관계" 강조(종합)
루비오 "우호적·건설적 대화"…트럼프 교황 비난 뒤 갈등 봉합 나서
레오14세, '평화 의미' 올리브 가지 선물…루비오는 미식축구공 모형
- 윤다정 기자,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장용석 기자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레오 14세 교황을 알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그간 이란과의 전쟁에 반대하는 교황을 공개 비난해 왔으나, 미 국무부는 이번 알현 뒤 교황청과의 "강한 관계" "우호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강조했다.
로이터·AFP 등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날 오전 바티칸 교황청 사도궁에서 교황을 알현한 데 이어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 등 고위 인사들과도 만났다.
루비오 장관의 이번 바티칸 방문은 미국 측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파롤린 원장이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약 2시간 30분 동안 바티칸에 머물렀다.
미 국무부는 루비오 장관이 이날 바티칸 방문에서 중동 상황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토미 피곳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만남은 미국과 교황청의 강한 관계, 평화와 인간 존엄 증진을 위한 공동의 약속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루비오 장관은 파롤린 원장과도 "중동의 지속 가능한 평화 달성 노력"을 논의했으며, 종교 자유 증진을 위한 양측의 협력도 확인했다는 게 국무부의 설명이다.
미 국무부 당국자 또한 교황청과의 이번 대화가 "우호적이고 건설적"이었다고 전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루비오 장관은 이번 교황청 방문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해소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자들이 이번 방문이 교황과의 관계 회복을 목적으로 한 것이냐고 묻자, 루비오 장관은 훨씬 예전부터 계획된 것이었다면서도 "분명히 몇 가지 일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황청의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는 폴리티코에 "이번 방문은 위기에서 비롯됐으며, 그 여파를 수습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분명하게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레오 14세 교황 선출 당시엔 첫 미국 출신 교황을 환영했지만, 이후 중동전쟁과 이민정책을 둘러싼 교황의 발언이 강해지면서 관계가 빠르게 악화했다.
레오 14세는 올 2월 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이란과의 전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는가 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도 비판해 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교황이 "범죄에 약하고 외교정책은 끔찍하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달 4일 보수 성향 라디오 진행자 휴 휴잇과의 인터뷰에선 교황에 대해 "이란이 핵무기를 가져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많은 가톨릭 신자와 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톨릭교회의 사명은 "복음을 전하고 평화를 전하는 것"이라며 "교회는 수년간 모든 핵무기에 반대해 왔고, 그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오는 8일 즉위 1년을 맞는다. 그의 트럼프 행정부 각료 접견은 즉위 후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레오 14세 교황과 루비오 장관이 선물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다소 겸연쩍은 장면도 연출됐다.
레오 14세 교황은 교황청의 문장이 새겨진 올리브 가지를 선물하며 이를 "평화의 나무"라고 설명했다. 이란 전쟁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의 마찰을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루비오 장관은 "모든 것을 가진 사람에게 무엇을 줄지 생각해 봤다"며 손바닥만 한 크기의 수정으로 만들어진 미식축구공 모형을 건넸다. 이에 레오 14세 교황은 별다른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와, 알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인디펜던트는 이에 대해 "버락 오바마의 엘리자베스 여왕 아이팟 선물, 또는 힐러리 클린턴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건넨 '리셋 버튼'처럼 외교적 선물 증정 과정에서 빚어진 과거의 실수를 떠올리게 했다"고 평했다.
mau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