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안흘리는 병사' 투입한 우크라…"보병 3분의1 로봇 대체할 것"
병력 열세에 '지상 드론' 확대…"로봇·드론만으로 러시아 진지 첫 점령"
새 국방장관 주도로 드론 중심 전쟁계획 박차…"지상임무 더욱 확대"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우크라이나군이 병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무인지상차량 이른바 '지상 드론'의 전장 투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CNN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보병 투입 없이 지상·공중 드론만으로 러시아군 진지를 점령하고 포로를 생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4일 "우리 측 보병과 사상자 없이 작전이 수행됐고 점령군(러시아군)은 항복했다"고 밝혔다.
당시 작전을 수행한 우크라이나군 지휘관 미콜라 마카르 진케비치는 제3독립강습여단 소속 NC13 부대에서 지상 로봇 타격 시스템을 담당한다. 그는 "단 한 발의 총성도 없이 진지를 점령했다"며 작전이 보병의 개입 없이 지상 로봇과 드론만으로 적진지를 습격하고 항복을 받아낸 역사상 첫 사례였다고 CNN에 전했다.
러시아에 비해 인구가 절대적으로 열세인 우크라이나는 병력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무인 전력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전선에서 러시아의 공격 드론이 보병들에게 심각한 위협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대신할 수 있는 지상 드론에 주목하고 있다.
지상 드론은 대형 군용차량보다 포착과 공격이 훨씬 어렵다. 공중 드론과 달리 모든 기상 조건에서 운용이 가능하며 훨씬 더 많은 적재물을 운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구성과 배터리 수명도 훨씬 뛰어나다.
진케비치는 러시아의 거대한 군사력을 언급하며 "우리는 결코 적보다 많은 병력을 가질 수 없으며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따라서 기술을 통해 이러한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며 올해 보병 3분의 1을 드론과 로봇으로 교체하는 것이 현재의 목표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부상병 후송, 보급품 운송, 지뢰 제거, 진지 방어 등 위험한 지상 임무에서 드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제3군단은 지상 로봇 한 대가 이틀마다 배터리를 충전하고 가벼운 정비만 받으며 45일 동안 러시아군의 진격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상 로봇 시스템이 올해 1분기 3개월 동안에만 2만 2000건이 넘는 임무를 수행했다며, "로봇이 병사를 대신해 위험 지역에 투입됨으로써 2만 2000명 이상의 군인 생명을 구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물론 현대전에서도 지상전에서 영토를 확보하는 최종 역할은 결국 보병이 맡는다. 이에 지상 드론이 실제 보병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린다.
영국 국방안보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지상전 전문가 로버트 톨래스트는 "보병 지원 없는 탱크 사용"에 비유하며, 지상 드론이 실제 영토를 점령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톨래스트는 드론이 "부상자 후송, 위험한 보급 임무, 지뢰 제거를 넘어 전투에서도 병사들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며 "나토(NATO)가 미래 우크라이나와 똑같은 방식으로 싸우지 않더라도, 드론은 다른 군대에서 많은 용도로 사용될 것이 거의 확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1월 취임한 미하일로 페도로우(35) 신임 국방장관 주도로 드론 중심의 전쟁 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 관료 출신인 페도로우는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드론 방어선 구축 등 첨단기술 도입을 이끌어 왔다.
우크라이나군의 목표는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해 모든 공중 위협을 실시간 식별하고, 드론·미사일을 95% 이상 요격하며, 전선을 따라 폭 15~20km의 드론 '킬 존'을 구축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1000개의 팀이 이 계획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케비치는 현재 러시아가 드론 경쟁에서 뒤처져 있지만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며, 드론 전쟁에서는 규모를 확대하는 능력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가 기술을 발명하고 적용법을 알아냈는지가 아니라 누가 장기적으로 규모를 확장하는 데 성공하는지가 전장에서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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