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박물관 무료입장 폐지 검토…재정난에 '외국인 유료화' 논의

문화예술계 지원 대책…방문객 중 43% 외국인 관광객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전경. 2023.09.2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박물관 무료입장을 유지해 온 영국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박물관과 미술관 무료입장 정책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리사 낸디 영국 문화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예술계 지원 방안으로 대영박물관과 내셔널갤러리 등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료입장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을 발표했다.

낸디 장관은 정부가 "박물관에서 외국인 방문객에게 요금을 부과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잠재적 기회"를 탐색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2001년부터 시작된 영국 국립 박물관·미술관 무료입장 정책은 최근 영국 문화예술 기관들의 재정난을 계기로 축소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영국 재무부는 최대 4억 8000만 파운드(약 9600억 원)의 예산 절감 방안으로 무료입장 정책 종료를 검토했으나, 문화부의 반대로 이를 철회한 바 있다.

런던의 한 대형 박물관 책임자는 "매우 합리적이다. 정부 지원금이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모델은 작동하지 않는다"고 FT에 전했다.

최근 세계 각국은 주요 관광 명소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선별적인 입장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외국인 방문객은 영국 주요 박물관·미술관 관람객의 43%를 차지한다.

한 관계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30달러(약 4만 5000원),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최대 32유로(약 5만 5000원), 스페인의 프라도미술관이 15유로를 받는 점을 감안할 때 영국의 경우 15~20파운드가 표준이 될 수 있다고 FT에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물관 입장료 부과 대신 호텔세 등의 다른 재원으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의 트리스트럼 헌트 박물관장은 입장료 유료화가 방문객의 박물관 방문 자체를 저해할 수 있다며 "다가오는 숙박세 도입을 통해 국립 박물관 무료입장을 보장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