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방 "이란,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 매설 시작"…미·이란은 부인
"기뢰 매설 보고 점점 명확해져" 공식 경고
해협 계속 막히나…"제거 작업도 전쟁 중엔 불가"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영국 정부가 세계 에너지 안보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에 이란이 기뢰를 설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존 힐리 영국 국방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런던 군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해협에 기뢰를 매설하기 시작했을 수 있다는 보고가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힐리 장관은 영국이 해당 지역에 일부 자율 기뢰 제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선박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쟁 종식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영국의 발표와는 달리 미국과 이란은 이 해협에 기뢰가 없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기뢰 매설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고, 이란 외무부 또한 AFP통신을 통해 기뢰 매설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대체 불가능한 수송로다. 가장 좁은 곳의 폭이 약 33km에 불과해, 이곳에 기뢰가 설치될 경우 상선들의 운항은 사실상 마비될 수밖에 없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지명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해협 봉쇄를 지속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기뢰 매설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그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기뢰 제거 작업의 어려움을 지적하며 우려를 더하고 있다. 미국은 이 지역에 기뢰 제거 전용 함선인 소해함을 배치하지 않은 상태이며, 연안전투함(LCS)을 이용해 헬리콥터나 수중 드론으로 탐지 작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란의 대함 미사일 사정권 내에서 소해 작업을 하는 건 함정과 헬리콥터를 직접적인 위험에 노출하는 행위다.
케이틀린 탈마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기뢰 제거는 전쟁이 끝난 이후에나 가능한 평시 활동"이라며 "전쟁 중에 시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힐리 장관 또한 "분쟁 상황에서는 어떤 수역에서든 기뢰를 제거하는 것은 극도로 어렵다"며 이런 분석에 힘을 실었다.
결국 기뢰의 실제 매설 여부와 무관하게 '기뢰가 있을 수 있다'는 공포감만으로 해협이 장기간 봉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이란의 공격 위협으로 해협의 선박 통행량은 급감했고 국제 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세계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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