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軍에 주소 넘긴다" 헝가리 총리 협박…EU "용납 불가"

러 원유공급·우크라 대출 둘러싸고 갈등…EU "모두 진정해야"

2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수도 키이우의 한 모스크에서 무슬림 군인들과 라마단 성월 동안 일몰 후 금식을 해제하는 이프타르 식사를 함께 한 뒤 취재진에 발언하고 있다. 2026.03.0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협박한 것과 관련해 유럽연합(EU)이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6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5일 오르반 총리를 지칭해 "특정 인물"의 주소를 우크라이나 군에 전달해 "그들만의 언어로" 직접 대화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오르반 총리에 대한 공격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됐다. 올로프 길 EU 집행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유럽 집행위원회는 그러한 유형의 언어가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EU 회원국을 향한 위협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과열된 발언과 선동적 발언이 난무하고 있다"며 "모든 측의 이런 발언은 우리 모두가 가진 공동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금 진정하고 발언 수위를 낮춰 달라"고 당부했다.

집행부가 오르반 총리와의 연대를 표명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더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해 온 EU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친러 성향의 오르반 총리는 원유 공급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EU 차원의 900억 유로(약 152조 원) 대출 문제로 갈등을 겪어 왔다.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산 원유를 공급하는 드루즈바 송유관을 고의로 차단했다고 주장한다. 헝가리는 이를 이유로 900억 유로 대출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송유관이 1월 러시아 드론 공격으로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반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헝가리가 900억 유로 대출에 동의하면 한 달 안에 파이프라인을 수리하고 재가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