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리 "전쟁 반대"…미군 이란 공격 지원 거부에 트럼프와 충돌

미군 기지 사용 불허에 트럼프 "스페인과 모든 무역 중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일 (현지시간)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24.09.10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관련해 "전쟁에 반대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판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4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스페인 정부의 입장을 "세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며 "전쟁에 반대한다(No to war)"고 밝혔다.

이는 스페인이 미군이 자국 군사기지를 이용해 이란을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인과의 무역을 끊을 수 있다고 위협한 데 대한 대응이다.

산체스 총리는 "세계에 해롭고 우리의 가치와 이익에도 반하는 일에 보복이 두려워 가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 재앙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입장이 "유럽과 북미, 중동의 수백만 시민과 여러 정부가 공유하는 생각"이라며 "사람들은 더 많은 전쟁과 불확실성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와 백악관에서 회담하며 스페인을 "끔찍한 동맹(terrible ally)"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스페인이 미군이 사용하는 로타 해군기지와 모론 공군기지를 이란 공격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한 점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스페인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요구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 국방비 증액 약속에도 동참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스페인 정부는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강한 비판과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에 대한 반대 등 여러 정책을 두고도 워싱턴과 갈등을 빚어왔다.

미군은 스페인 남부의 로타 해군기지와 모론 공군기지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과거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에는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가 이끄는 스페인 보수 정부가 미국의 군사 작전을 강하게 지지한 바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