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보복 확산에 유럽 긴장…공습·테러 가능성 우려
중동서 이란·유럽군 충돌 위험도↑…영·프·독, '방어적 조치' 美 지원
지중해 일부 국가 미사일 사정권…난민 위기 재연 가능성도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급속히 확전하면서 유럽도 긴장하고 있다. 이란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잃은 이후 보복 수위를 높이면서, 중동 내 친미 국가를 넘어 유럽까지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에스마일 바카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영국·프랑스·독일이 이란의 미사일 발사 역량을 억제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전쟁 행위"라고 규정했다.
바카이 대변인은 "이 같은 조치는 침략자들(미국·이스라엘)과의 공모이자 이란에 대한 전쟁 행위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 국가들은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 공격에 거리를 두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란이 중동 내 이웃 국가들을 상대로 보복을 강화하자 일부 국가가 대미 지원 방침을 밝히고 있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독일 ARD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회원국들이 직접적인 군사 작전 대신 병참 및 접근 지원 방식으로 미국을 도울 수 있다고 했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쿠웨이트·오만·바레인 등 걸프 6개국을 겨냥해 보복 공격을 가했으며, 이들 국가에 주둔 중인 유럽군도 잠재적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UAE 아부다비 내 프랑스 해군기지 공격, 카타르 주둔 영국 전투기의 이란 드론 격추 등 사건이 이어지며 이란과 유럽군 간 충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유로뉴스 인터뷰에서 "유럽의 참전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는다"며 "현재는 방어적 조치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보복 범위는 중동을 넘어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중해 키프로스에 주둔한 영국 아크로티리 공군기지도 이란 소행으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을 받았다.
영국 데일리 미러는 "유럽 역시 이란의 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최대 사거리 3000㎞에 달하는 이란의 호람샤르-4(Khorramshahr-4)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이탈리아 로마, 헝가리 부다페스트, 그리스 아테네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군이 하위급 사령관들에게 지도부와 연락이 두절될 경우 더 큰 권한을 행사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분쟁이 격화할수록 향후 대응을 예측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유럽 정보당국은 이란 지원 세력의 테러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독일의 마르크 하인리히만 기독민주당(CDU) 의원은 "이란이 보복 전략의 일환으로 유럽 내 잠복 조직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 정세가 급변할 경우 난민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도 유럽에 부담 요인이다. 유럽은 2011년 시리아 내전 이후 대규모 난민 유입으로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부담을 겪은 바 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번 사태가 중동과 유럽, 그 너머까지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추가 긴장 고조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미국의 이란 핵무장 저지와 하메네이 제거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나토의 직접 개입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이란과 걸프 지역의 문제이며, 나토의 영역 밖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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