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최연소·동성애자 총리 탄생…야당 지지 확보는 과제

작년 10월 총선서 극우 제치고 승리…과반 미확보 중도 3당 연합

23일, 네덜란드 헤이그의 하위스 텐 보스 궁전 회의실에서 열린 새 내각 취임식에서 빌렘-알렉산더 국왕(오른쪽)이 로브 예텐 총리(왼쪽)를 맞이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네덜란드에서 최연소이자 최초의 동성애자 총리가 탄생했다.

로이터, AFP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중도 좌파 정당 민주66(D66)을 이끄는 롭 예턴(38) 대표가 23일(현지시간)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으로부터 정부 구성 승인을 받아 네덜란드 역사상 최연소 총리가 됐다.

예텐은 작년 총선 이후 117일 만에 취임했다. 네덜란드 최초로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지도자이기도 하다.

중도 성향 D66은 작년 10월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극우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스가 이끄는 자유당(PVV)를 근소한 차이로 밀어내며 승리했다.

예텐은 선거 승리 후 "국가를 위한 긍정적 메시지로 캠페인을 펼친다면 포퓰리즘 세력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예텐은 또 유럽의 협력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네덜란드를 다시 유럽의 중심부로 돌려놓고 싶다"고 밝혔다.

총선에서 26석을 획득한 D66은 중도 우파 성향 기독민주애원당(CDA), 자유민주당(VVD)과 중도우파 성향 연립정부를 구성해 의회 150석 중 66석을 확보했다. 2023년 11월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던 빌더스의 PVV는 원내 제2당 지위를 차지했지만, 연립정부의 모든 정당이 연합을 거부하면서 결국 야당으로 밀려났다.

예텐의 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방비 지출 목표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5%를 달성하기 위해 수십억 유로를 추가로 국방비에 투입할 예정이다. 또 군사·국방 분야에 대한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실업 수당을 포함한 사회복지 혜택 삭감을 추진하고 있다.

사라 드 랑게 라이덴대 정치학과 교수는 새 정부는 이전 정부만큼 극우적이지는 않지만 여전히 "우익적 성향"을 띄고 있다며 "원하는 투자를 위한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적자를 내는 대신 예산 삭감을 선택했으며, 새 정부의 이민 정책은 이전 정부와 상당한 연속성을 보인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다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예텐의 집권 연합은 취임 첫날부터 야당의 지지에 의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좌·우파를 막론하고 모든 야당이 연립정부의 국방비 확대 정책을 반대하고 있어 정책 추진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