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戰 4년] 軍 사상자 200만 육박…1000만 난민, 끝없는 절망
2차대전 이후 소련·러시아 전쟁 사상자 5배 넘어서
제네바 협약 유명무실…저축까지 헐어 쓰는 실향민들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2022년 2월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만 4년이 지나 양측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양국 군대의 사상자 수가 200만 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1000만 명에 가까운 국내 실향민과 국외 난민의 일상은 완전히 무너진 상태다.
양국은 모두 개전 이후 정확한 사상자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는 전쟁 중 러시아 측 사상자를 약 120만 명, 사망자를 최대 32만 5000명으로 추정했다. 우크라이나 측 사상자와 실종자는 약 6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79년 시작돼 1989년 끝난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의 17배, 제1·2차 체첸 전쟁의 11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과 러시아가 치른 모든 전쟁의 5배 이상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의 휴전 협상이 영토 문제로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교전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올봄에는 양측 사상자가 200만 명에 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이 나온다.
전쟁 포로를 인도적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제네바 협약도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판국이다.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HRMMU)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처형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우크라이나군 역시 초기 구금 단계에서 러시아군 포로에 고문과 가혹행위를 일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 수도 늘고 있다. HRMMU가 집계한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본토에서의 사망자 수는 1만 5000명 이상, 부상자 수는 4만 1000명 이상으로 파악됐다. 2025년 민간인 피해 건수는 2024년 대비 31%, 2023년 대비 70%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이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면서 전국적으로 전기와 난방, 수도 공급이 장기간 중단됐다. 한겨울 기온이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지는 가운데 많은 시민이 고통을 겪고 있다.
길어지는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타지에서 떠도는 실향민과 난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져만 가고 있다.
노르웨이난민위원회(NR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내 실향민은 371만 2000명, 유럽으로 피란한 국외 난민은 534만 9060명에 달한다. 대다수 국내 실향민은 장기 실향 상태이며 71%가 2년 이상 실향 상태를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내 실향민 가구의 평균 월 소득은 4472흐리우냐(약 15만 원)에 불과하지만, 평균 월 중위 임대료는 6000흐리우냐(약 20만 원)로 이를 훌쩍 넘는다. 여기에 식료품, 의약품 등 생필품 부담까지 더해진다.
이에 피난민들은 의료비나 난방을 줄이거나 저금을 헐어 쓰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며 간신히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NRC 우크라이나 국가 디렉터 마리트 글라드는 "4년의 전쟁 이후 실향민들은 엄청난 부담에 직면했다"며 "많은 이들이 저축을 모두 소진했고, 계속되는 위험 때문에 돌아갈 집이 없다"고 전했다.
글라드는 "수많은 실향민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이들은 아이들, 장애가 있거나 거동이 어려운 가족을 돌보면서도 드론 공격과 전쟁의 공포를 지속해서 맞닥뜨려야만 한다. 지원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mau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