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도 '유럽 퍼스트'…역내 조립·부품 70% 써야 EV보조금 준다

3월 발표될 '산업 가속화법' 초안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집행위원회 본부. 2025.02.1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유럽연합(EU)이 보조금을 받으려면 전기차 제조업체가 배터리를 제외한 차량 부품의 최소 70%를 역내에서 생산한 것을 쓰도록 하는 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중국발 경쟁 심화로부터 전기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안 초안을 마련했다. 이 법의 이름은 ‘산업 가속화법’으로 오는 3월 발표될 예정이다.

초안에 따르면, 국가 지원을 받아 구매되는 신형 전기차·하이브리드·수소연료전지차는 EU 내에서 조립되고, 배터리를 제외한 차량 부품의 최소 70%가 가격 기준으로 EU에서 생산돼야 한다. 또한 배터리의 주요 구성 요소 일부도 EU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터리 기술과 소재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현실을 고려할 때 이 요건이 상당히 도전적이라고 지적한다. 다만 초안에서 제시된 ‘70% 부품 현지 생산’ 기준은 아직 논의 중이며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건설 분야에서 사용되는 알루미늄 제품의 최소 25%, 플라스틱 제품의 최소 30%를 EU 내에서 제조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규정도 있다.

전기차 부문과 건설 등의 분야에 대한 현지 생산 비율 목표는 EU의 2조6000억 유로 규모 제조업 기반을 지키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EU 제조업은 저가 중국산 제품, 높은 에너지 비용, 엄격한 기후 규제 준수 비용 등으로 인해 공장 폐쇄와 대규모 해고 사태를 겪고 있다.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재생에너지·배터리 분야와 부품 공급업체들은 현지 생산 규정을 지지하지만, 완성차 업체들은 비용과 행정 부담을 우려한다. BMW는 규제 강화에 반대 입장을 밝혔고,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는 ‘메이드 인 유럽’ 제도를 통해 현지 부품 사용을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업체들은 EU뿐 아니라 튀르키예·영국·일본 등 주요 교역 파트너까지 포함하는 확대된 현지 생산 규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