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나치 집권기' 베를린 올림픽 기념 티셔츠 판매 논란

"역사적 맥락 생략한 채 다른 올림픽 상품과 동일한 판매 문제" 독일 내 비난론

(출처=올림픽 공식 온라인 스토어)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올림픽 공식 온라인 스토어가 나치 독일 시기 개최된 1936년 베를린 올림픽 포스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판매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BBC, 독일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올림픽 공식 온라인 팬숍은 11일(현지시간) 베를린 올림픽 포스터 디자인이 새겨진 '헤리티지 티셔츠'를 판매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독일 언론들의 비판을 받았다.

이 티셔츠에는 월계관을 쓴 남성 형상과 함께 오륜기와 브란덴부르크 문이 그려져 있다. 아래에는 '1936년 독일 베를린 올림픽'(Germany Berlin 1936 Olympic Games)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기간인 현재에는 품절 상태다.

티셔츠는 역대 올림픽 대회를 기념하는 '헤리티지 컬렉션' 중 하나로 다른 시기 개최된 올림픽도 온라인 스토어에서 유사한 디자인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베를린 올림픽이 나치 독일 정권의 선전 도구로 이용된 역사적 맥락을 드러내지 않은 채 다른 올림픽과 동일한 방식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건 문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베를린 시의회 녹색당 소속 스포츠 정책 대변인 클라라 셰들리히는 IOC가 "자신의 역사에 대해 충분히 성찰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며 맥락에 관한 설명 없이 "해당 이미지를 선택한 것은 문제가 있으며 티셔츠 디자인으로 부적절하다"고 독일 dpa통신에 전했다.

베를린 올림픽이 개최될 당시 아돌프 히틀러는 올림픽을 나치 체제 선전의 기회로 삼고자 했다.

당시 파울 요제프 괴벨스 국민계몽선전장관이 올림픽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TV·라디오 중계 등 최신 기술을 도입하며 나치 독일의 위세를 과시하려고 했다.

그러나 '아리안 민족의 우수성'을 알리려는 히틀러의 계획은 독일이 종합 메달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음에도 흑인 미국인 육상 선수 제시 오언스(1913~1980)가 육상 종목 금메달 4개를 휩쓸면서 무산됐다.

IOC 대변인은 BBC에 "나치 선전이라는 역사적 문제를 당연히 인정한다"면서도 베를린 올림픽에서 "49개국 4483명의 선수가 149개 메달 종목에 출전했다"는 사실도 기억하고자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베를린 올림픽의 역사적 맥락은 로잔에 있는 올림픽 박물관에서 설명되고 있다며 1936년 티셔츠는 한정된 수량만 제작·판매됐다고 밝혔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