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뉴스타트 끝났지만…美 핵 제한 유지시 우리도 준수"

50여년 만에 핵무기 통제 조약 공백 상태
치킨게임 속 러 먼저 '조건부 준수' 선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아프리카 국가 외무장관들과 회의하고 있다. 2026.2.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미국이 핵무기 제한을 유지하는 한 러시아 또한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의 규정을 준수하겠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하원(국가두마) 연설에서 "우리 측의 모라토리엄(유예)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선언한 대로 여전히 유효하지만, 이는 미국이 제한을 넘지 않는 동안에만 그렇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5일 뉴스타트가 공식적으로 만료된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두 핵보유국을 구속하는 법적 장치가 사라진 상황에서 러시아가 먼저 '조건부 현상 유지'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2010년 체결된 뉴스타트는 양국이 실전 배치한 전략 핵탄두 수를 1550개 이하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운반체를 700기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조건부 준수 선언은 경제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년간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가 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는 러시아가 미국과 값비싼 군비 경쟁을 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한편 악시오스는 양국이 지난 5일 조약 만료 직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만나 최소 6개월간 조약의 제한을 준수하는 비공식 합의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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