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평화안 국민투표·대선 동시 진행 검토…24일 발표"

우크라 의회, 3~4월 중 전시 대선 위한 법 개정 진행
美, 5월15일까지 마무리 압박…평화협상 결과 등 변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뉴스1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압박에 러시아와의 평화안에 대한 국민투표와 대통령 선거를 실시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우크라이나 및 유럽 소식통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4주년인 2월 24일에 대선과 국민투표 계획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그동안 전쟁으로 인해 계엄령이 선포된 가운데 피난민만 수백만 명에 이르고, 국토의 약 20%가 점령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올해 봄까지 러시아와 평화 협상을 마무리할 것을 압박하면서 젤렌스키도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백악관은 11월 중간선거로 관심을 돌리고 싶어 한다며 "그들은 6월까지 모든 것을 마무리 짓고 전쟁을 종식시키길 원한다. 그들은 명확한 일정을 원한다"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5월 15일까지 대선과 평화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마무리하길 바라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측근들도 대선과 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할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3~4월 중 전시 상황에서도 투표할 수 있도록 법 개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 진전 여부를 포함해 여러 변수로 인해 미국의 바람대로 (평화 협상 및 선거) 일정이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평화안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안보 보장과 영토 분할 여부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안보 보장에 합의했으며 서명만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안보 보장의 조건으로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지역을 러시아에 넘길 것을 시사한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토 양보를 레드라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관계자들은 "미국이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우크라이나에 거의 여지를 주지 않고 있다"면서도 "돈바스 지역과 자포리자 원전 통제권을 둘러싼 영토 문제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입장 차이가 크기에 계획이 지연될 수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핵심 인프라와 지상 공세를 확대할 경우 일정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쟁 중 선거 실시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선거 감시단체인 오포라(OPORA)의 올하 아이바조우스카는 "휴전이 없으면 러시아가 투표를 방해하기 쉬울 것"이라며 "러시아 드론의 상시 출현으로 전국 투표소가 위협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자칫 민주적 절차의 질과 미래의 신뢰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도 "전쟁 중 정치적 경쟁은 나쁘다"라며 "우리는 내부에서 나라를 파괴할 수 있으며 그것이 바로 러시아의 목표"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