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佛 주도 차세대 전투기 개발사업, 주도권 다툼에 붕괴 직전"

폴리티코 "FCAS 죽었는데 아무도 말 안할 뿐…다쏘·에어버스 갈등에 사업 마비"
獨 "이럴거면 각자 개발" 다른 프로젝트 타진도…유럽 국방협력 난맥상

프랑스·독일·스페인이 공동개발하는 차세대 전투기 프로젝트 FCAS의 유인 전투기 모형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프랑스·독일·스페인이 공동개발하는 1000억 유로(약 170조 원) 규모 차세대 전투기 프로젝트(FCAS)가 붕괴 직전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지난 7일(현지시간) 프랑스와 독일 당국자들을 인용해 FCAS가 "재가동보다는 종료 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도했다. 국방 정책을 담당하는 한 프랑스 의원도 이에 동의하며 "FCAS는 죽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고 싶어 하지 않을 뿐"이라고 폴리티코에 전했다.

FCAS는 지난 2017년 프랑스·독일 주도로 추진된 차세대 유인 전투기 개발 사업이다. 개발 과정에서 독일이 이끄는 에어버스 방위산업 파트와 프랑스 방산 대기업 다쏘가 작업량 분배와 기술 통제권을 놓고 극심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며 지난 1년간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갈등은 다쏘가 기술적 우위 등을 이유로 FCAS의 단독 주도권을 요구하며 사업의 다음 단계 진입을 막고 에어버스랑 공방을 벌이면서 발생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7일을 마감 시한으로 정하고 이견을 조율하려 노력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시한을 넘겼다.

이에 독일에서는 FCAS의 대안으로 전투기 자체개발, 또는 새로운 공동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 독일 독일항공우주산업협회(BDLI)와 항공산업노조(IG Metall)는 양국이 전투 클라우드 등 일부 장비 개발에서 협력은 유지하되 각자 자체 항공기를 개발하자고 현지 매체 공동 기고문에서 주장했다.

노조 측은 자체 개발안이 "서로 다른 국가적 전문성을 허용하고 마찰을 줄여준다. 협력은 상징적인 정치적 고려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기술적으로 타당한 부분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한편 독일 정부는 FCAS 대신 영국·이탈리아·일본이 주도하는 경쟁 전투기 공동개발 프로젝트 'GCAP' 참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달 열린 메르츠 총리와의 회담에서 독일의 GCAP 합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프랑스는 대외적으로 독일과 FCAS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양국이 FCAS에서 "성과를 내야 할 의무가 있다"며 FCAS를 유럽 대륙의 "신뢰도 검증"의 장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한 소식통은 FCAS 붕괴가 마크롱 대통령이 강조하는 유럽 국방협력에 "나쁜 신호가 될 것"이라며 "마크롱이 (FCAS를) 살리기 위해 밀어붙여 온 이유"라고 폴리티코에 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