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스타머 英총리, 엡스타인 불똥 튄 최측근 비서실장 사임

맥스위니, 엡스타인 밀착 맨델슨 주미대사 추천 책임 지고 물러나

영국 런던 길드홀에서 열린 연례 여성 시장 만찬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 총리의 비서실장 모건 맥스위니가 도착하고 있다.2025.12.01.<자료사진>ⓒ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그의 최측근이자 '오른팔'로 불리던 비서실장 모건 맥스위니가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2019년 사망)과 연루된 인사를 천거해 사임했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맥스위니는 스타머에게 피터 맨델슨을 주미대사로 임명하도록 조언한 책임을 인정하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달 30일 미국에서 추가 공개된 엡스타인 문건에서 맨델슨과 엡스타인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긴밀하게 교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맨델슨은 2009~2010년 금융위기 당시 장관으로 재직하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엡스타인에게 유출한 정황까지 드러나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맥스위니는 성명에서 "맨델슨을 임명한 결정은 잘못된 것이었다. 그는 우리 당과 국가, 그리고 정치 자체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리가 물어서 맨델슨을 임명하라고 권고했다. 그 권고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스타머는 지난해 9월 맨델슨을 대사직에서 해임했지만, 이번 문서 공개로 당시 정부 내부의 비밀 통신까지 공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계를 어떻게 구축할 계획이었는지에 대한 비밀문서들이 공개된다면, 스타머의 대미 외교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보수당과 개혁당은 스타머의 책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여당인 노동당 내부에서도 지도력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맥스위니의 사임은 너무 늦었다. 총리에게 시간을 벌어주긴 했지만, 결국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타머는 맥스위니를 옹호하느라 바빴는데, 이는 그의 판단력에 대한 의문을 더욱 증폭시켰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맥스위니와 함께 일한 것을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여러 차례 정책 번복과 논란으로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고, 일부 조사에서는 포퓰리즘 우파 정당인 개혁당이 집권 노동당을 앞서는 결과까지 나왔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