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워게임'…러軍 1.5만명 며칠만에 리투아니아 요충지 점령

러, 역외도시 칼리닌그라드 '인도적 위기' 이유로 침공 가정
"독일軍 대응 주저하고 美도 나토 집단방위 5조 발동 안해"

러시아 군대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러시아의 리투아니아 침공을 가정한 최신 워게임(모의 전쟁)에서 러시아가 불과 며칠 만에 대부분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번 모의훈련은 독일 일간지 디 벨트와 독일 연방군 헬무트 슈미트 대학 워게이밍 센터가 지난해 12월 공동 진행했는데 전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독일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훈련 시나리오는 2026년 10월을 배경으로, 크렘린이 본토와 떨어진 발트해 연안 역외 도시인 칼리닌그라드에서 '인도적 위기'가 일어났다고 주장하며 리투아니아 마리얌폴레를 점령하는 상황을 설정했다. 마리얌폴레는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가 지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다.

워게임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리더십 부재와 나토 회원국들의 주저가 겹칠 경우, 러시아는 1만5000명 규모의 초기 병력만으로도 발트 지역을 단기간에 장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란드 안보 분석가 바르토미에이 코트는 "러시아는 많은 병력을 이동시키지 않고도 목표를 달성했다"며 러시아가 긴장을 고조시키면 유럽은 자신들이 상황을 완화해야 한다는 사고에 갇혀 있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모의 전쟁에서 러시아는 침공을 '인도적 임무'로 포장했다. 미국은 나토 집단방위 조항인 5조를 발동하지 않았고, 독일은 대응을 주저했다. 리투아니아에 배치된 독일 여단은 러시아가 드론으로 기지 주변에 지뢰를 설치하자 움직이지 않았다. 폴란드는 동원령을 내렸지만, 실제 병력 투입은 하지 않았다.

빈 기반 군사 분석가 프란츠-스테판 가디는 러시아 참모총장 역할을 맡아 "억제력은 능력뿐 아니라 상대가 우리의 의지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독일이 주저할 것이라는 확신만으로 러시아가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워게임은 러시아의 나토 공격 가능성에 대한 유럽 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실시됐다. 지난해 러시아 드론과 전투기가 나토 영공을 반복적으로 침범하며 방어 체계를 시험한 바 있다.

네덜란드 루벤 브레켈만스 국방부 장관은 "러시아가 1년 내 대규모 병력을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전략적 비축을 늘리고 국경 인근 전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