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EU, 20년 만에 초대형 FTA 체결…"무역 무기화 시대 대응"

뉴델리서 인도·EU 지도부 정상회담…관세 완화·안보 협력 합의

왼쪽부터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이사회 의장, 나렌드라 인도 모디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2026.01.27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27일(현지시간) 인도와 유럽연합(EU)이 20년 만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을 아우르는 초대형 자유 무역 지대가 형성됐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이사회 의장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정상회담한 뒤 FTA 체결을 발표했다.

모디 총리는 "전 세계 GDP의 약 25%, 전 세계 무역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협정"이라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인구 20억 명의 자유무역 지대로 양쪽 모두가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032년까지 EU의 대인도 상품 수출이 2배로 늘어나고, 해당 수출액 96.6%에 해당하는 관세가 없어지거나 인하될 것"이라며 40억 유로(약 6조 8000억 원) 상당의 관세 절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인도는 유럽산 자동차 관세를 110%에서 10%로 단계적으로 인하하고 자동차 부품 관세는 5~10년에 걸쳐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 기계류, 화학제품, 의약품에 대해서는 현 11~44% 수준의 관세를 제거한다.

인도가 EU산 농식품에 매기고 있는 고관세도 완화한다. 특히 유럽산 와인 관세를 150%에서 20%로 점차 낮춘다. 올리브유 및 빵, 제과류 등 가공 농산물 관세도 대폭 인하한다.

EU는 인도산 제품의 99.5%에 대해 7년에 걸쳐 관세를 내리기로 했다. 인도산 해산물, 가죽, 화학 제품, 고무, 비철금속, 보석류 관세는 0%로 인하한다.

모디 총리는 "'모든 협정의 어머니'라고 할 만한 역대급 FTA"라면서 "인도 14억 인구와 수많은 EU 회원국 국민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와 EU는 이날 FTA와 함께 '안보 국방 파트너십'을 공식 체결하고 해양 안보, 비확산·군축, 우주, 사이버·하이브리드(혼합형) 위협 대응, 테러 방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양측의 방산 산업 내 협력을 확대하고 국방 문제 관련 조율도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인도와 EU는 2007년 처음 FTA 협상을 시작했지만 시장 개방과 규제·표준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합의가 지연됐다.

양측이 장장 20년 만에 무역 협상을 매듭지은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위협 등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갈수록 불안정해지는 세계에서 더욱 강한 경제를 만들고 국민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며 "무역이 무기화되고 있는 시기 전략적 의존도를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