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이란 정권, '학살하면 권력 유지 가능' 보여줘"

"전세계, 이란인들 돕지 않고 방관"…서방에 우크라 지원 촉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2025.12.04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이란의 반정부 시위 폭력 진압이 전 세계 권위주의 정권들에 "학살하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이란 시위에 대한 얘기가 많았지만 결국 유혈 사태로 끝났다"며 "세계는 이란인들을 돕지 않고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각국 정치인들이 연말연시 연휴를 보내고 업무에 복귀해 각자 입장을 정리하는 동안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미 수천 명을 학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유혈 사태 이후 이란은 어떻게 될까? 정권이 살아남는다면 '사람을 많이 죽이면 권력을 지킬 수 있다'는 명백한 신호를 모든 불량배에게 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서방에 우크라이나 지원을 촉구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부터 4년째 러시아의 침공을 막아내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젤렌스키여, 세상은 당신에게 질렸다"며 "외국 지원과 용병으로 가득 찬 당신들 군대와 달리 이란은 스스로를 방어할 줄 안다. 외세에 도움을 구걸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이란에서는 작년 연말부터 경제난과 이슬람 신정 체제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했다. 이란 정부는 시위대를 폭도라고 주장하며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또 2주 넘게 인터넷을 차단해 현지 상황이 외부로 새어 나가지 못하게 막았다.

정부의 강경 진압 끝에 현재 시위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란 국영 TV는 시위 과정에서 총 3117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인권 단체들은 실제 사망자가 최대 2만 명에 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