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모 주말 중동 도착 '다시 전운'…트럼프 "아무 일도 없길"

트럼프 "이란으로 거대 함대 이동 중"…방공체계·전투기도 속속 배치
외신 "'결정적 행동' 전 이란 반격 억제할 병력 증강" 관측

미 해군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왼쪽), 영국 해군 방공구축함 HMS 디펜더, 미 해군 유도미사일구축함 USS 패러것이 2019년 11월 19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2019.11.19.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군사작전 가능성을 재차 거론한 상황에서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 등 대규모 미군 전력이 중동 지역에 배치되며 22일(현지시간) 중동에 다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을 향해 "대규모 함대가 그 방향으로 향하고 있으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라지만, 우리는 그들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 군사전문매체 더워존(TWZ) 등은 최근 며칠 새 전투기, 공중급유기, 구축함, 기타 해군자산들이 미 중부사령부(CENTCOM)의 작전책임구역(AOR)으로 대거 배치됐다고 전했다. 지난주 남중국해를 출발한 링컨 항모는 이번 주말 중동 지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매체는 링컨 항모전단이 도착하면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부터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이란에 군사 개입 가능성을 반복해서 언급해 왔다. 그러나 지난 14일 "시위대 사살이 중단됐다"며 계획을 보류한 뒤 그린란드 문제로 시선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를 두고 군사작전 시 드론·탄도미사일 등 이란의 보복으로부터 이스라엘과 미군기지를 충분히 방어할 만한 전력을 아직 배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군사작전 시 이란이 주요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공격에 나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다보스포럼)에서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2026.01.21.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적 행동'에 앞서 모호한 메시지를 내놓으며 중동 내 미 해군·공군 병력을 조용히 증강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미국 F-15E 전폭기들이 요르단 미군기지에 배치됐고, 패트리엇과 사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포함한 추가 방공체계도 전개되고 있다. WSJ은 이들 전력이 지난 시기 이란의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미군 전력의 중동 집결이 끝나면 직접적 군사 타격, 이란의 석유 수출을 막는 해상 봉쇄 등 트럼프 대통령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기자들에게 "내가 취할 조치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이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TWZ는 당장 전투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지만, 역내 주요국들은 곧 다가올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군(IDF) 고위 관계자는 "공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핵심 변수인 시기, 실행 방식, 그리고 참여 세력의 정체는 엄격하고 철저하게 기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전 개시 여부에 관한 최종 결정은 오직 한 사람, 트럼프에게 달려 있다"고 이 관계자는 TWZ에 전했다.

jwlee@news1.kr